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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iang khong Jun 23. 2022

다이어트 17

공복운동

힘이 하나도 없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양이 인스타 릴스를 보는데도

기쁘지가 않다.


이번달 목표인 69를 위해 아침공복 운동을 한번 해보기로 했다. 체지방이 쭉쭉 빠지기를 바라며 미루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떨쳐내고 마침내 헬스장에 왔다.

아침 8시의 헬스장은 한산해서 좋았다.


평소처럼 실내자전거에 앉아 제일 높은 10에 맞춰놓고 인스타를 켰다. 정말 쌩으로 굶어서 힘이 하나도 없었다. 순간 두유라도 마시고 올껄 하는 마음이 불쑥 들었다. 그래도 어찌저찌 페달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리가 흐느적 거리며 움직이긴 했지만 하나도 신나지 않았다. 시간아 가라가라 주문을 외웠지만 늘 그렇듯 시간은 아주 더디게만 흘러갔다.


어렵게 30여분을 있다가 마사지기계에 몸을 덜덜덜 맡기며 나는 깨달았다.


먹기 위해 태어난 인간인 나는

무슨수를 쓰더라도

끼니는 거르지 말아야 겠다고.

이렇게 안먹어서 빼봤자

나중에 폭발이 일어나

피자몇조각 햄버거 세트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릴거라고.


그러니 두번다시 공복운동 따윈 하지 말자고.


집에 돌아오는길,

시원해보이는 참외와 오이를 한봉다리 사오며 공복운동으로 쌓인 피로를 풀어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급하게 오이를 빡빡 씻어 야무지게 썰어서 아그작아그작 씹어 먹으며 점심으로 로제 떡볶이를 먹기로 했다.


바삭바삭한 튀김도 딱하나만 시켜서 국물에 찍어 먹어야지. 치즈에 둘둘말아서.


그제서야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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