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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iang khong Jul 04. 2022

다이어트 19

버거킹을 이겨내다

날이 더웠다.

어디 시원한 곳에 앉아 달콤한걸 먹으면

기운이 날것만 같았다.


그래서 버거킹에 들어갔다.

키오스크에서 선데 아이스크림을 누르려던 나는,


'참! 쿠폰이 있었지?'


하며 급히 버거킹앱을 켰다.

요모조모 따져본 뒤에 3900원짜리

불고기 와퍼주니어와 레귤러 콜라 세트를 스캔했다.

감자칩이나 양파링도 안시켰고 사이즈도 작은 니까 괜찮아 하면서.


뒤에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서 왠지 쫒기는 마음이 들어

서둘러야 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알록달록한 팝핑캔디 선데 아이스크림!

1800원이라 그냥 선데 아이스크림이랑 300원밖에 차이가 안났다.


이왕이면 맛난걸로!


다행히 내 뒤에 서있던 사람은 다른 키오스크에 자리가 나서 옮겨가줘서 나는 한결 느긋한 마음이 되었다.


자자.

둘이 합치면 5700원이니 나쁘지 않네!


이제 핸드폰에서 카드만 빼 끼우기만 하면 되었다.


그때 불현듯 갑자기 뒷통수를 빡치며 드는 생각 하나.


내가 아침을 언제 먹었더라?

먹고 나온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시계를 보니 얼추 2시간 30분이 지나 있었다.

고작 2시간 30분 지났다고 배고픈건가?

배고프지 말라고 야채랑 계란후라이2개 넣고

고추장에 밥까지 야무지게 비벼 먹었는데도?


그제서야 난 깨달았다.

배가 전혀 고프지 않는데도 그저 습관처럼

이것저것 아무생각없이 꾸역꾸역 먹어왔다는것을.


이러니 늘 위장장애에 시달리고

비만에 족저근막염까지 생겼지.


내가 너무 불쌍했다.

정확히는 변덕스러운 마음에 휘둘리는

내 몸뚱이가 불쌍했다.


그래서 나는 난생 처음 해보는 일을 해봤다.

아무것도 먹지않고 버거킹을 나오는것.

말없이 (살짝은 아쉬운 마음으로) 문을 밀고 나올때

뭔가 목구멍 깊은곳에서 뜨겁고 벅찬 힘같은게 쑥 하고 올라오는것만 같았다.


내가 처음으로 헐떡 거리는 마음이 아닌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내 호두같이 작은 뇌로

배고프지 않다는걸 인지했구나.

공허한 마음을 채우고 싶어하는 거짓된 식욕을

단호하게 뿌리쳤구나.


내가 해냈구나.

내가.

조금은 해냈구나.



+

7월 4일 오늘 족저근막염 치료를 받으러 갔던

정형외과 에서 재본 몸무게는

70키로그램이었다.


이번주 목표 69!

왠지 해낼수 있을것 같다.

오늘 한끼는 어제 따온 야채를 듬뿍 넣은

야채 비빔밥이다!


포기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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