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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iang khong Jul 04. 2022

다이어트 20

체외충격파 -족저근막염

나는 엉엉 울었다.

아프다는게 이렇게나 서러운거였구나 싶어서.


19년도에 왼쪽발에 족저근막염이 왔었다.

인터넷을 뒤져 할 수 있는건 다 해봤다.

오밤중에 계단 끝에 서서 종아리 스트레칭.

죄없는 벽 밀어대며 스트레칭.

얼음팩찜질. 양동이에 뜨거운 물 넣고 주물럭 마사지.

종아리에 오일 발라서 1시간 마사지.

골프공으로 발바닥 굴리기.

240인 발에 250사이즈 운동화를 사서 깔창을 4개나 깔고 스포츠양말을 신고 다녔다.

잘때는 수면양말을 2겹으로 신었다.

한의원에서 한번 맞으면 욕 나오는 약침치료를

7번은 받았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발바닥이 저릿저릿 아팠고

한창 걸을때는 괜찮았지만 집에 돌아와 누웠다가

냉장고에서 물이라도 꺼내 마시려고 발을 디디면

악 소리가 나게 아팠다. 왼쪽발이 아프니 덜아픈 오른쪽발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고 이제는 두발이 쌍으로 아프기 시작했다.

이러다 나중에 아예 못걷는게 아닌가 싶어 겁이 났다.


결국 정형외과에 가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왜 이렇게 될때까지 참았냐고 하셨다.

엑스레이에 걸린 나의 발바닥사진에는 깜찍한 석회가 뿔처럼 자라나 있었다.

결국 정형외과에서 한번에 6만원이 넘는 체외충격파를 5번 받고 살을 좀빼고 충분히 쉬었더니 나았다.


한동안 괜찮았다.

안아프니 자연히 잊고 살았다.

2만보쯤 걸으면 아팠지만 집에 와서 미친듯이 종아리 마사지를 하고 얼음팩찜질을 하면 괜찮아졌다.


그런데 이번엔 오른쪽 발이 아프기 시작했다.

이번여름 편하다고 슬리퍼를 신고 쏘다니기 시작한게 화근이었다.


어찌 이토록이나 어리석단 말인가.

두껍고 쿠션감이 좋은 슬리퍼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빌어먹을 족저근막염은 웃으며 똑똑 문을 두드려댔다.


아이고, 저번일을 통해 배운게 하나도 없으셨구나.

뭐. 도리가 없네요, 이번에도.

다 당신 탓이지요...


2년전에 약간의 조짐이 있었던 오른발의 석회는

왼발처럼 조금씩 자라나는 중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게 된 것이다.


지옥이다.

따따따따따따따.

발바닥의 앏은 피부를 지나 전기충격이 전해져온다.

쑤신다.

쑤셔서 들쳐내고 비틀고 헤집는다.

마구잡이로 인정사정없이.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 나왔다.

예전에  컵라면을 쏟아 화상을 입었을 때처럼

너무 고통스러웠다.

악 소리에 이어 나도 모르게 엉엉 울음이 쏟아져 나왔다.


몇번을 치료사분에게 사과해야했다.

내가 유난떠는것 같아서.

나보다 아픈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겨우 이걸로 이렇게나 난리를 쳐댄단 말인가.

하지만 이성보다는 몸에 느껴지는 고통이 날 울게했다.

떡벌떡 살아 숨쉬는 내 몸뚱이가 울부짖었다.

고맙게도 치료사 선생님은 이해해주셨다.

얼음팩을 갖다주시고 진정할 시간도 주셨다.


그리고 야속하게도 치료는 계속 되었다.

영원같은 분이 흘렀다.


끝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한뒤 도망치듯 병원을 나섰다.

1초라도 빨리 병원과 멀어지고 싶었다.


이제 3번 아니면 4번 정도 남았다.

될수 있음 3번만 더 해봐야 겠다.


아.

이 바보야.

몸 좀 애껴.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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