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 싸롱
아침.
9시 40분에 일어났다.
어제보다 일찍이다.
대성공!
모닝 마켓은 또다시 내일로...
(그저 떠나기 전에 보는 걸로 마음을 정했다)
다이어트의 기본은 꼬박꼬박 3끼라고
자는 남자 친구를 깨워 밥 먹으러 갔다.
일요일 메싸롱은 안개가 끼고 부슬비가 부슬부슬
어디선가 들려오는 들썩들썩한 행사 소리
미친 듯이 꼬꼬댁 거리는 닭대가리님들.
아주 사방천지에 닭이다.
닭을 안 키우는 집이 없다.
닭들은 모두 마음껏 대지를 활보하며
지들끼리 물고 뜯고 새끼를 치고
비바람을 맞고 햇살을 쪼고 풀을 뜯는다.
건강하다.
토실토실 물이 올랐다.
그래서인지 어느 식당엘 가도 닭은 쫄깃쫄깃
고소하고 담백하며 윤기가 반드르르르르 하다.
한국에서는 닭장 속에 갇혀 창백한 형광등 아래
하루 종일 달걀을 낳고 화학 사료를 먹다가
깃털이 다 빠진 후에야 아. 이제 끝인가...
할 때쯤에 치킨이 되겠지.
말이 참 많구나, 나는...
아침.
카페에서
남자 친구는 드래곤 플루츠 쨈과 버터를 바른 토스트를 먹고
따끈한 레몬 허니티를 마신다.
나는 치킨 바질 볶음 누들과 망고 셰이크를 기다리고 있다.
남자 친구의 음식을 야금야금 빼앗어 먹은 뒤
나의 시원한 망고 셰이크님이 나왔다.
설탕을 한톨도 넣지 않은 망고 본연의 맛!
이 거거덩!
아주 온몸을 훑고 머리에 찌르르!
망고가 혈관을 타고 이동한다.
예상대로 망고주스를 반이나 마신 뒤
치킨 바질 볶음 누들이 나오셨다.
야채며 닭고기며 깨끗하다!
솔직한 맛이다!
남자 친구에게도 권해보지만
다이어트하는 이의 음식을 차마 앗아 갈 수 없다며
정중이 거절하신다.
나보다 10cm는 더 크고
10kg는 덜 나가는 뼈와 가죽으로 이루어지신 남자 친구는
배부르면 수저를 내려놓는 놀라운 인내심을 가졌다.
또한 일평생 소원이 살 한번 쪄보는 거라며
내 뱃살을 부여잡고 흔들며
삼겹살 주세요!
한다.
밉다. 밉다. 밉다.
하지만 너무 이쁘다.
지금 메싸롱은 더 많은 안개에 뒤덮였다.
비는 점점 가열하지고 있다.
나는 날씨가 선선하다며 어제 샤워를 걸렀는데
오늘은 얄짤없이 해야겠다.
남자 친구가 부리부리한 눈을 부릅뜨고 있다.
내 평생소원이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하는 거였는데
커플끼리 여행하는 게 뼈가 시리게 부러웠는데
막상 같이 여행을 해보니...
혼자 여행하는 거에 비해 돈은 확실히 절약되고
심심한 건 덜하지만
24시간 오로지 남자 친구와 나만 붙어 다니니
...
뭐 못볼꼴도 다 보고
인내심이 히말라야 같은 남자 친구의 찌그러진 얼굴도 가끔 보고
혼자 있고 싶다고 툭. 나가버리기도 하고
현실은 그렇다.
나란 인간이 원체 혼자 여행을 다닌 게
도합 5년인지라.
인에 배겨서 같이 다니는 게 익숙지는 않다.
그래서 이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것!
나만의 시간을 갖고
남자 친구에게도 그만의 시간을 주기 위해!
이래저래 좋다.
빗방울은 더 굵어지고 있다.
비가 내리고 이틀 동안이나 인터넷이 안됐다.
또 끊기기 전에 서둘러 글을 마쳐야 하는데
자꾸만 길어진다.
이게 모두 비 때문이다!
비가 내 마음을 긁어대고 있다.
나는 비가 좋다.
단 내가 뽀송뽀송한 실내에 있을 때만.
온 세상이 하얗다.
지난 일도 다가올 일도 모두 산너머 안개 속으로다가 퐁당!
지금이 최고다!
메아이에서 타톤까지 걸어가다가 빙수가게에 들어 갔더래요.
태국에서의 딱 내 심정!
아. 행복 합니다.
그때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