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비극을 평등하게 질주하는

<스윙 키즈> 단평

by 송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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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키즈>는 큰 범주로 봤을 때 ‘속도’에 관한 영화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희망과 비극에게 동등한 속도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한국 영화는 희망에서는 빠른 템포를, 비극에서는 느린 템포를 주어 스크린 속 감정들을 과잉으로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스윙 키즈>는 신파이지만 동시에 희망과 비극의 구분 없이 속도감을 내어 빠르게 질주한다는 점에서 한국형 신파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가 갖고 있는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신파의 범주에 머무르지만, 대부분의 장면 속 연출이 세련되면서도 잘 세공된 듯한 느낌을 갖추고 있어서 신파보다는 오히려 그리스 비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모든 캐릭터들에게 있어서도 캐릭터들이 갖는 감정선과 감성은 공평하게 드러난다. 그 중에서도 로기수와 양판래가 자신의 꿈과 양립할 수 없는 암울한 공간에서 자신의 춤을 자유롭게 발산하는 부분은 영화가 이야기하는 모든 메시지와 더불어 캐릭터들에 대한 영화의 태도가 가장 잘 담긴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보다는 영화 버전이 더 마음에 와 닿았는데 이는 탭댄스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매체가 영화가 더욱 효과적이고, 탭댄스를 영화적 언어를 통해 풀어내면서 감정선을 더욱 잘 구축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강병삼이 떠나려고 할 때, 다른 이들이 탭댄스로 그의 마음을 돌리려고 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탭댄스는 무엇보다도 훌륭하고 효과적인 '설득'의 언어이다.


한 가지 <스윙 키즈>에서 아쉬운 점은 샤오팡의 캐릭터가 좀 더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영화 속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들에게 동등한 서사를 부여해준 것과 다르게)이다. 아무리 봐도 영화의 분량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편집에서 어쩔 수 없이 잘렸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점만 제외한다면 <스윙 키즈>를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로 손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