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아웃풋클럽 AI 해커톤 후기
오랜만에 쓰는 글이네요. AI가 넘쳐 흐르는 시대에 어떤 파도를 타고 가야하나 고민하는 HR담당자의 고민과 경험이 담근 글이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이런 분들께 이 글을 추천합니다
매달 반복되는 엑셀 노가다에 지친 HR 담당자
AI가 세상을 바꾼다는데, 정작 내 업무에는 어떻게 쓸지 막막한 분
나만의 페인 포인트를 직접 해결해보고 싶은 모든 직장인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목에 걸린 생선 가시' 같은 업무가 하나쯤 있습니다. (켁켁..)
제게는 근태 관리가 그랬습니다. 매달 돌아오는 근태 정산 때마다 캡스 출입 기록, 슬랙 출퇴근 메시지, 수기 기록 등 제각기 다른 양식의 데이터를 엑셀에 모으고 다시 가공해서 시트에 넣는 작업은 그야말로 노가다의 연속이었죠.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나 싶은 회의감이 들 때마다 시중에 나온 근태 관리 솔루션 도입을 고민해 보지 않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비용 문제도 있고, 시시각각 변하는 사업장 상황을 고려하면 선뜻 결제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언젠가는 바꾸겠다고 미뤄둔 숙제는 마음 한구석에 늘 무거운 짐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설 연휴를 기점으로 쏟아지는 AI 뉴스들이 제 불안을 자극했습니다. 오픈클로(Open claw)니 클로드 코드(Claude Code)니 하는 단어들이 제 알고리즘을 채우는 걸 보며 "이 긴 연휴를 그냥 쉬어도 될까?" 하는 일종의 AI FOMO가 찾아온 것이죠.
개발 지식이 전무한 제가 과연 AI로 뭔가 만들어 낼 수는 있는 건가 싶은 걱정도 있었지만 내 손으로 업무 병목을 해결하고 싶다는 갈망이 더 컸습니다. 그렇게 저는 하이아웃풋클럽 AI 해커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제가 세운 목표는 소박했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당장 내일 업무에 조금이라도 써먹을 수 있는 것을 만들자
제 페인 포인트가 명확했기에 팀 빌딩 대신 개인 프로젝트로 결정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PRD(제품 요구사항 문서, Product Requirement Document)를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업무 매뉴얼 만드는 것을 좋아하던 제게 구조화 작업은 꽤나 즐거웠습니다. 이 서비스가 어떤 흐름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어떤 기능이 필수적인지 하나하나 적어 내려갔죠.
이 과정에서 얻은 재미있는 인사이트 하나가 있습니다. AI로 바이브 코딩을 하는 게 마치 ‘눈치는 좀 부족하지만 착한 후배’와 일하는 것 같다는 사실이었어요. 뭔가 시키는 대로 척척 해내는 것 같긴 한데, 딱 시킨 것만 하거나 혹은 말하지 않은 것도 지레짐작 앞서나가 사고를 치거든요.
그래서 '하지 말아야 할 일(Out of Scope)'을 PRD에 못 박아두는 건, 이 후배에게 최소한으로 “최소한 이정도 눈치는 챙기자”라고 말해주는 과정 같았습니다. 이렇게 선을 그어주어야 AI와의 협업 효율이 더욱 극대화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이번 하이아웃풋클럽 AI 해커톤에서 저는 AI 바이브코딩 툴 레플릿(Replit)과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했습니다. 먼저 제가 기획한 투박한 초안을 제미나이에게 던져주면 툴의 목적과 사용자 흐름에 맞게 세련된 구조로 다듬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PRD로 한 번에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려 욕심을 냈습니다. 하지만 해커톤에 앞서 진행된 미니세션에서 멘토 Joe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There is no silver bullet.”
은탄환은 웬만한 무기로는 상대할 수 없는 흡혈귀나 늑대인간을 단번에 죽일 수 있는 무기로 흔히 만반의 대책, 비장의 무기, 묘책 등을 표현하는 말인데요. 개발 분야에서는 프레더릭 브룩스(Frederick Philips Brooks)라는 미국의 저명한 소프트웨어 공학자가 그의 논문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또 다른 멘토 카일님도 이런 조언을 해주셨는데요.
“완성까지 너무 오래 걸리면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게 되어요. 그래서 저는 일단 실행이 되는 결과물을 빠르게 배포한 후 기능 개선을 하라고 합니다.
이게 더 재미도 있고, 도파민이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내용이 정확하게 되느냐?는 덜 중요하고 이 부분을 계속 개선하면 됩니다.”
그래서 저는 PRD를 정교화하는 대신 단계적으로 기능을 구현하며 안 되는 부분을 고쳐 나가는 피드백 루프를 빠르게 돌리는 것이 훨씬 더 낫겠다 싶었습니다.
이렇게 클릭 몇 번으로 캡스와 슬랙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지각·조퇴·결근을 자동 판정하며, 공휴일까지 계산해 실 근로시간을 뽑아내는 '근태관리 툴'이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초안에도 없던 대시보드 기능까지 욕심내서 추가했죠. 데이터를 수정하면 실시간으로 통계가 반영되는 화면을 보며 묘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고비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배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에러가 발생해 아직 100%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내 업무의 병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도구의 뼈대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찼습니다. (배포용 URL은 위 에러 때문에 보여드리기 어려운데, 해결되면 추가할게요!)
이번 하이아웃풋클럽에서 진행한 AI 해커톤을 통해 제가 얻은 가장 수확은 이 결과물 뿐만이 아닙니다. '개발은 개발자만의 영역'이라는 저의 편견을 무너뜨린 생생한 감각이 훨씬 소중하죠.
그동안에는 시중에 나온 것 중에 어떤 도구를 써야하나 고민하는 차원이었다면 이제는 제가 직접 도구를 만들어 해결한다는 게, 비전공자인 저의 능력치가 한 뼘 더 넓어진 기분이랄까요? 어떤 문제든 스스로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엑셀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누가 이거 좀 자동으로 안 해주나?'라고 생각하는 동료 HR 담당자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명확한 페인 포인트가 있다면 누구든 시작할 수 있다는 걸요!
이렇게 제 목에서 계속 걸리던 생선 가시를 스스로 뽑아내는 과정이 확장되어 다른 사람의 문제까지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네요.
스스로 도구를 만들어 일의 주도권을 되찾는 즐거움, 그 도전적인 경험을 여러분도 꼭 한 번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Thanks to HIGHOUTPUT CLUB
*다음엔 클로드 코드도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