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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퀸븐니 Nov 06. 2022

몸에 좋은 약은, 쓰기도 하다.

<송블리의 개똥철학> l 세상을 살아가다가, 쓴소리를 들을 때에는?

소아과에서는 어린아이들이 약을 조금은 더 잘 먹고, 뱉어내게 하지 않기 위해서 약 속에 설탕 같은 것을 넣기도 하고 시럽을 추가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성인이 되면 이런, 설탕이나 시럽 같은 달달한 성분들 없이도 건강을 위해서 쓴 약들을, 먹는 당시에는 불편한 맛을 감수하고서라도 시간에 맞추어 먹게 되기도 한다. 모든 약이, 달달하고 달콤해서 먹는 순간에도 조금은 더 기분 좋게 먹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때때로 몸에 좋은 보약들은 정말 다시 뱉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쓰디쓴 맛을 주기도 한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나에게 좋은 점을 말해주고, 칭찬을 해주고, 잘하는 점을 더욱 잘한다고 칭찬해주는 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선한 시선과 마음에 감사하며 교만하지 않고, 겸허하게 잘 받아들이고 감사의 말들로 여기며 삶을 살아가는데 좋은 자양분으로 삼으면서 힘든 날들에 한 번씩 꺼내 보는 사탕 같은 말들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나에게 좋은 말만 하고, 보완할 점이나 조금은 고쳤으면 하는 것을 너무 말하지 않는 것 같은 것도 조금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일 것 같다.


왜냐면, 잘하는 점은 누구나 말할 수 있고 칭찬은 비교적 좋은 장점들이기에 말하는 것이 뭔가 더욱 편안한 반면에, 한 사람의 보완할 점이나 고쳤으면 하는 점을 그 사람을 위하여 진심으로 말해주거나 위해서 선뜻 나서서 하는 그 상황은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받아들이는 사람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으며, 드물게 이렇게 진심 어린 충고나 조언을 하는 것에 많은 거부감을 느끼는 부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서, 누구의 인생에 감 놔라 배추 놔라 할 수 없는 우리네의 인생 속에서, 우리를 위하여 욕먹을 것을 각오하면서도 쓴소리를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어쩌면 역으로 나를 많이 아끼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예측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그 쓴소리 때문에, 혹은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있는 상황 속에서 약간은 당황스러울 지라도 -처음의 감정이 조금 상할지어도- 그 사람의 조언의 말과 마음이 어떤 사람의 칭찬보다도 더욱 진실되고 나의 발전을 위한 보약 같은 쓴소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회생활을 하다가 어떤 꼰대가, 어떤 상사가, 어떤 팀장이 나에게 조금 모진 말을 했다고 해서 일단 뒤에서 씹어대기보다는, 때때로 정말 내가 잘되라고 하는 어떤 조언과 충고일 수도 있으니 일기장에 적어놓고, 그 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를 정말 진심으로 위한 말인지 아닌지를 먼저 생각해보는 열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충고와 조언도, 관심이 있을 때에 나 가능하지, 내 인생이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없으면 그 말 조차도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몸에 좋은 약이 쓰듯이, 나를 위한 진정한 사람의 충고도 처음엔 쓸지도 모른다.

-<송블리의 개똥철학>-

*(참고: 물론, 이런 것에 상관없이 정말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깎아내리며, 인신공격성의 발언을 하는 언사는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이웃의 행동이므로 그냥, 똑같이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면서 무시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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