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l 1등에서 내려오시는 송븐니 곤듀
나는,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잘하고 좋아했다. 국어, 수학, 영어, 전과목에서 올 수를 맞았고 어떤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친구들에게는 설명을 해주면서 이해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들도 많았다. 특별한 과외나 코디네이터 없이 공부를 잘하기도 했는데, 이는 우리 사회의 공교육에서 손과 발로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들의 노력이 뛰어난 공이었다. 종종 성적이 떨어지면 동네에서 소문난 학원이나, 과외를 엄마가 붙여주기도 했지만 학원에서 종종 이웃 여자 친구들과 씨비가 붙는 바람에 오래 다니지 못하고 과외나 참고서 찬스를 쓰면서 공부를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다.
븐니가, 동네에서 얼마나 똑똑한지 유명했냐? 븐니가 전교 1등을 한 것은 븐니의 나이, 15세, 만 14살의 나이로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이 당시, 다니고 있던 학원 선생님께서, "다해, 너 공부 잘한다고 엄마가 많이 자랑하시더라"라면서 엄마의 자랑 + 전교권의 성적으로 학원 선생님들의 이쁨을 받고 있기도 했다. 그런데, 븐니의 이런 소문들이 조금 과하게 퍼져서 이웃 학교 친구들과 어떤 일이 생겨서 다툼이 날 뻔한 적이 있었다. 센 인상과 스타일과는 다르게 유난히, 쫄보 간을 가진 븐니 곤듀는 친구들과 싸우게 되는 것이 싫은 마음으로 학원을 끊고 홀로 독학을 한 기억도 있다.
그거 아는가? 전교 1등은, 전교 1등 할 당시의 그 느낌적인 느낌을 직감할 수가 있다. 99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고서 븐니는, 가장 먼저 그 당시에 2G 폰으로 기억되는 화이트 폰을 열고 엄마가 아닌, 아빠에게 제일 먼저 전화를 걸었다. "아빠, 나 전교일 등했어 오늘!!"이라면서 일하고 있는 아빠에게 가장 먼저 나의 멋진 모습을 알려주었다. 그다음으로는, 아빠가 가족들에게 전달해줄 것을 믿고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느라 행복한 시간을 보낸 강렬한 기억이 남아있다. 당시에는, 성적이 잘 나왔다기보다는 친구들의 축하가 더 달콤하고 행복하기도 했던 것 같다. 이후에도 성적은 상위권으로 기록할 수 있었지만, 점점 꾸미기에 맛 들인 븐니 곤듀의 성적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기도 했는데‥
이러한, 븐니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 친구는 나의 공부할 때의 특징을 분석하여 알려주기도 하였다. 그것은, 1) 수업시간에 딴짓을 하지 않고 집중을 잘해서 심지어, 친구들이 이름을 불러도 듣지 못하는 집중력으로 공부를 한다. 2) 복습을 철저히 하고, 필기를 꼼꼼하게 하고 잘 외운다 3) 선생님들과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고 발표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 등으로, 가장 친한 친구의 나에 대한 좋은 평을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는, 당시 내가 공부하는 책상이 궁금하다며 우리 집까지 찾아와서 놀러 온 기억이 있는 귀엽고 고마운 친구다. 친구는 나의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상적인 기억이 남아있다는 말을 성인이 되고 나서 술자리에서도 종종 했다. 그러면, 그 칭찬에 고마운 마음에 술 값을 내가 그 자리에서 계산하기도 했는데 허허허,,
집중과 체력으로 좋은 성적이 많은 날들이었지만, 전교 1등의 자리를 늘 차지하지는 못했다. 당시에 나의 라이벌들의 활약 (?) 역시 대단했었고, 우리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똑똑하고 멋진 친구들이 많이 존재했던 이유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돌아가면서 전교 1등을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였다. 어떤 친구는 그 당시에 나를 라이벌로 지목하면서 자신의 시험공부를 한다고도 했는데, 당시에는 그런 시선이 부담스럽기보다는 나를 라이벌로 생각해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굉장히 황홀하고 과분한 기억도 있다.
시간이 흐른 뒤, 그 당시에 공부했던 국어/수학/영어의 기초 내용은 전공 공부나 관심 있던 공부를 하는 것들에도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특히, 나는 수학을 좋아했는데 성적이 조금은 안 좋은 날들에도 수학 과목에서는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가 있었다. 이런 과거의 역사를 바탕으로 대학 시절에는 경제학을 복수전 공할까에 대한 고민도 했는데, 경제학원론과 미시경제학을 수강하고 나서 너무 어려웠기에 복수 전공을 포기했던 기억도 있다. 미시경제학에서는 마샬 적 함수와 힉스적 함수를 배우는데 겨우겨우 더듬더듬 따라갔지만 머리에 쥐가 나는 줄 알았으니 말이다. 지금도, 수학과 경제학을 좋아하는 만큼 경제방송을 보면서 한을 풀기도 한다. (?) ㅎㅎ
하늘은, 간절히 노력하는 자의 마음을 때로는 알아주기도 한다. 어린 시절 공부를 애정 어린 마음으로 지속했을 때, 99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전교 1등을 허락해주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많은 공부가 성인이 된 지금도 가끔 떠오르면서 여러모로 쓸모 있게 사용되기도 한다. 아마 단기 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어버린 몇 가지의 지식이 사실 나를 먹여 살려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면서. 그래서 난 지금도 못하는 일도, 잘하는 일도 끝까지 노력하고 하늘의 마음을 울리려는 작정을 하고 삶을 살아가기도 하는 듯하다. ㅠ 그래도, 전교 1등에서 전교 2등이 되는 일을 가슴이 쓰라리게 아프기도 한, 승부욕 강한 븐니의 추억을 이렇게 오랜만에 기록으로 작성해본다.
*<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전교 1등에서 전교 2등하던 날들의 에피소드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