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와 좀비(Zombie)

<송븐니의 키워드로 영화읽기> l 좀비가 득실거리는, 이 반도에서.


■키워드-좀비.


좀비 영화 <반도>를 보았다. 나는 원래 좀비 영화를 무서워하고, 좀비/공포/스릴러 등의 자극적인 영화를 감상하는 것을 무서워한다. 왜냐면, 새벽에 가끔 그 장면이 떠오르면 잠을 설치고, 그 어둠의 여운이 나를 집어삼키는 것 같아 무서워서 안보게 된다. 순위를 매기자면 스릴러> 좀비> 공포 순일 듯 싶고, 그리 즐기지 않는 좀비 영화에 대한 리뷰를 작성해보자니 조금은 떨리는 기분이 든다. 음,, 2020년 개봉작인 <반도>라는 좀비 영화가 넷플 순위에 떠올라 추천된 요즘이라, 고민을 조금 하다가 영화에 집중해서 보았고.. 집중해서 보게 되니, 어느새 2시간이 금방 끝나있었다. 그만큼 몰입감이 높은 좀비영화인, <반도> 주연에는, ‘강동원' (정석 역), '이정현' (민정 역)이 있다.


영화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에서, 좀비들은, 아직 물리지 않은 사람들의 목덜미나 '혈액'을 좋아한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만큼, 전염되거나 감염되지 않은 '날 것의 사람'을 발견하면, '냉큼' 물어버리는 좀비들의 식성(?)이자 국룰이 가끔 영화의 장면에 포착되면, 그 게걸스러운 좀스러운 모습에 여간 무서웠던 마음이 들었던 게 아니었다. 영화 <반도>를 통해 조금 더 좀비들의 특성을 관찰해보니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좀비들은, 첫째, 움직이는 자동차, 물건, 사람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따라다닌다는 특성이 있었다. 둘째, 좀비들은 청각을 자극하는 소리, 어둠 속에서의 불빛, 등의 특정 감각에도 기민하게 반응하며 그곳으로 달려드는 경향이 있었다. 셋째, 좀비에 감염된 사람들은 하나 같이, 마약이나 술에 취한 사람들처럼 걸음걸이가 비틀거리고, 머리의 전체 기능을 사용한다기보다는 '물거나', '달리거나'의 기능만 남아있는 사람들 처럼 묘사되었다.


이렇게, 일반적인 '대화'의 기능이 거의 상실된 좀비들이 득실대는 곳, 반도에 들어가서, 트럭에 들어있는 많은 달러 (돈)를 가지고 와야하는 미션을 갖게 된 정석(강동원 배우)과, 철민(김도윤 배우)을 포함하여 다시 폐허가 된 그 땅을 밟게 되는 일행들. 하지만 어찌된 일로, 그들은 들어가자 마자 각자 뿔뿔히 흩어져버리는 신세가 되었고, 결국 좀비들에게 좇기거나, 잡히거나 하는 신세에 처한다. 좀비보다 더 무시무시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어떤 부대였다. 처음에는 사람을 구하는 부대에서 이제는 그 원래의 목적을 잃고 사람들을 무섭게 사냥하는 631부대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 이에 반해, 정석(강동원 배우)은 민정(이정현 배우)의 가족들의 도움을 받게 되었고, 631부대의 세력에게 철민처럼 잡혀들어가지는 않았다. 정석과 민정은 다시 전략을 세우고, 무서운 좀비와 살벌한 세력들이 득실대는 631부대의 본거지에 들어가 돈이 든 트럭을 다시 쟁취하고, 탈출을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한 다는 것이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이다.


이 와중에 기억에 남을 정도로 멋있었던 것은, '두 딸'을 지키는 여전사, 엄마 '민정'의 역할과 용기였다. 이제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정석(강동원 배우)과 민정(이정현 배우)의 가족은 돈이 든 트럭과 함께 항구에 도착할 수 있는 희망을 보여주는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바지에 이를 반대하는 반대세력에 의해 트럭은 도둑맞게 되고, 결국 탈출에 희망을 걸었던 '배'를 타지도 못하게 된다. 따라서, 종국적으로 이들의 바람과 희망인 탈출에 실패할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가운데, 마지막에 극적으로 이들을 구하는 '헬기'가 도착하게 된다. 그 와중에서 좀비들이 이들을 따라오는 상황이 되어 엄마, '민정'은 딸들의 무사 탈출을 위해 따라오는 좀비를 자기자신에게 유인하고, 정석에게 딸 2명을 함께 구출할 것을 부탁한다. 즉, 스스로 이 폐허에 남아 고립될 마음을 먹는 것이다. '자녀'를 지키려는 한 가족의 진심과 희생, 용기가 느껴지기에 마지막 장면에서는 마음이 뭉클해지는 장면들로, 남아있다.


이렇게, 민정(이정현 배우)의 가족들이 좀비들을 피해가며 살아가는 방법에는, 그들의 습성과 특성을 역이용하여 생존에 유리한 전략을 짰던 측면이 보였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즉, 위에서 말한, 세가지의 습성을 이용하여, 정석& 민정 & 민정의 두 딸은, 영화의 중반부 즈음에서 이 들의 시선을 자신들의 진로 방향에서 제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첫째) 움직이는 물건에 반응하는 좀비들의 시선을 유인하기 위하여 무선 자동차를 이용하여 이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도록 리모컨으로 조종을 하는 지혜를 보여준다, 둘째) 불빛이나 소리 등에 빠르게 달려든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트럭의 크락션을 크게 울리는 등 좀비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인하기 위한 전략을 보여준다. 셋째) 좀비들의 사냥본능을 이용하여, 처치해야 할 적들을 좀비의 눈에 띄는 곳에 두는 등의 복수기법 (?)도 살펴볼 수가 있었다. ㅎㅎ 이렇게 전략적으로만 내용을 보니, '인간'이 서로 '인간'을 물어뜯는 이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좀비현상'에 무감각해진 내 감각이 조금 편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좀비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너진 체계 속에서, 인간성을 잃는 사람들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가령, 처음에는 사람을 구하고 탈출에 희망을 걸었던 그 부대가, 오랜 시간이 지나다보니 그 의미를 잃고, 오히려 살아있는 인간들을 '좀비'취급하여 숫자를 매겨 동물원의 어떤 가축처럼, 사람을 짐승처럼 대하는 모습을 볼 때 말이다. 이미 인간성을 상실하고 잔인하게 변질되고 냉혹한 모습을 보였을 때에는 영화라고는 하지만, 그 장면이 너무 잔혹했기 때문에 보기에 불편한 기분이 든다. 이처럼, 밀려오는 좀비세상 속에서, 소멸되는 '인간성의 상실'의 모습은 서로를 사랑으로 돌보지 못하고 그야말로 '생존'만이 삶의 유일한 감정과 목표로 남아 서로를 멸시하게 되는 인간상을 담고 있기에 보는 내내, 마음이 괴롭고, 눈알은 불편하고, 느끼는 심정은 짜증이 날 정도였다.


그러하기에 영화 <반도>속에서 처럼, 좀비들만 가득한 세상에서 살게 된다면, 마음이 많이 슬프고 좌절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의 이웃들을 돌아봤을때 모두 좀비처럼 송곳니만 들이대고 대화가 안통한다면 마음이 많이 괴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우리들의 실제의 삶은 “좀비”처럼 골치아프고 머리아픈,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이런 문제가 없기를 바라며 영화를 보게 된 마음이 있었다. 설령, 영화처럼 이러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만났다고 하더라도, 가급적 민정이네 가족이 쓴 현명한 대응법 처럼, 우리도 상황의 문제들을 슬기롭게 파악하고,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속에서도 상황을 역이용하여 센스를 발휘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하여 끝내는 승리를 얻어내는 대처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본 것 같다. 끝으로, #좀비를조심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