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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음 Mar 02. 2023

스스로 싸 먹는 유학생 캘리포니아롤

김밥보다 간단 - 오늘 저녁 이 메뉴 어때요?

나는 오늘 이 글을 통하여 위대하고도 맛 좋은 유학생 캘리포니아롤(편의상 유캘롤이라 부르겠다)의 개념과 만드는 법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이것은 남편이 미국 유학을 할 당시 펜실베이니아주의 작은 대학 도시에서 한국 가정마다 유행했던 롤의 한 종류로, 다른 지역에서도 이렇게 부르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 바이다. 


다만, 그곳 유학생 와이프들 사이에서는 이 음식을 유캘롤이라 칭했으므로 나 또한 그리 말할 뿐이다. 한국에서나 영국에서는 단 한 번도 이렇게 먹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리하여 사명감을 가지고 이 글을 쓰노니 오늘 저녁 메뉴가 고민인 분들이 계시다면 잠시 여기를 주목하시라. 정확도를 위하여 다시 이름을 명한다. 오늘의 음식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유학생 캘리포니아 롤]


그런데 잠깐. 펜실베이나주는 미국 동부 끝쪽이고 캘리포니아주는 서부 끝인데 롤 이름을 꼭 그렇게 불러야 할까? 아무래도 다시 붙여야 함이 옳다 생각되는 바,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정하고 싶다. 


[미국 유학생 펜실베이니아 롤]


이 음식이 위대한 이유는 첫째, 재료 준비가 비교적 간단하고 둘째, 먹는 사람들이 손수 김에다 싸 먹어야 하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이 돌돌 말 필요가 없으며 셋째, 그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재료를 살펴보면 "아이고, 맛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을라구?" 하는 의구심이 절로 들겠지만 한번 잡숴 보면 안다. 간장게장 버금가는 밥도둑이 따로 없다. 그런즉 다이어트를 꿈꾸시는 분들은 유펜롤 꿈도 꾸지 마시라. 베트남의 월남쌈 문화를 접목한 한국식 김밥쌈. 지금부터 시작한다. 




재료를 살펴보자. 


재료: 밥, 김, 단무지, 달걀, 햄, 아보카도, 오이, 맛살

소스류: 마요네즈, 스리라차, 간장, 고추냉이




만드는 법을 살펴보자. 집집마다 필요한 양이 다를 것이므로 그것은 자율성에 맡긴다. 


1) 밥을 한다. 

2) 단무지를 썬다. 두께는 약 4-6mm, 길이는 10cm 

3) 오이를 썬다. 두께는 약 4-6mm, 길이는 10cm 

4) 햄을 썰어 볶는다. 두께는 약 4-6mm, 길이는 10cm 

4) 달걀지단을 부쳐 썬다. 두께는 약 4-6mm, 길이는 10cm

5) 아보카도를 썬다. 길고 얇게 썬다.

6) 김밥용 김을 4 등분하여 자른다. 


그리고 이게 핵심인데, 

 

7) 맛살을 길게 찢은 후 마요네즈와 스리라차를 뿌려 섞는다. 


유학생 펜실베이니아 롤의 핵심 맛성분인 맛살 마요 스리라차 무침 (오른쪽)




먹는 법을 살펴보자. 


1) 준비한 재료를 상에 펼쳐놓는다.

2) 개인 접시와 수저를 세팅한다. 

3) 먹는 사람마다 각자 김을 가져와 밥을 한 숟가락만 떠서 얇게 깐다.

4) 각 재료를 얹은 후 말아 잡는다.  

4) 그냥 먹어도 되지만 간장에 고추냉이 넣어 찍어 먹어도 좋다. 

5) 끝이다. 


밥이나 재료를 많이 넣으면 롤이 닫히질 않는다. 대충 잡고 찍어 먹자.




자신 있게 썼으나 성격이 무릇 유약한지라 이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고 맛없다고 하실 분들이 계실까 염려되는 바 부디 오래오래 굶고 만들어 드시길 바란다. 시장을 반찬 삼아. 그리고 혹시 이미 이 방법으로 김밥쌈(?)을 만들어 드시는 분이 계시다면 부디 그 이름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캘리포니아나 펜실베이니아보다 더 좋은 우리식 이름이 있다면 그렇게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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