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문득, 나의 삶이 처음부터 이 길을 향해 흘러오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원으로 살아가던 시절에도 나의 관심은 늘 사람이었다. 같은 메시지를 전해도 열이면 열, 다르게 반응하는 사람들을 보며 사람이라는 존재가 참 경이롭다 생각했고 더 알고 싶었다. 퇴근 후에는 각종 심리학 서적을 찾아 읽으며, 그렇게 나를 위로하는 시간들을 쌓아갔다.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이미 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찾고 있었던 것 같다.
집단상담에서 나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며칠을 앓아누웠던 그 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내 감정이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안에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고 있던 목소리들을 하나씩 꺼내어 바라보고, 그에 얽힌 마음들을 마주하는 동안, 내 삶에는 분명한 변화가 일어났다. 안전한 관계 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말해본 경험이 한 사람을 얼마나 깊이 회복시킬 수 있는지 몸소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며 자연스레 나는 '상담사의 길'을 떠올리게 되었다. 한 사람의 고통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 곁에 머무를 수 있는 상담자가 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지금, 상담사가 되어 내담자들을 만나는 지금, 상담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없이 깊어진다.
한 존재와 존재가 만나 치유와 회복, 변화와 성장을 가져오는 일이라는 것에서는 변함이 없지만, 내담자가 호소하는 어려움과 증상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눈빛과 경청 담긴 공감적인 반응이 효과적일 때가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직면할 수 있도록 직접적인 이야기를 전달할 필요가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경계를 세우며 한계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가며, 사람 마음을 다루는 일, 참 쉽지 않구나 생각한다.
상담실에서 마주했던 마음들을 떠올려본다. 자기 자신과, 타인과, 세상과 잘 소통하지 못한 채, 폭력적인 방식으로 스스로를 옭아매며 관계 맺으며 멍들어 온 마음들, 앞으로도 그 마음들을 잘 만나고 싶다. 그들이 조금은 더 연결된 방식으로, 조금은 더 평화로운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 또한 책임감 있게 머무를 수 있는 상담자로 계속해서 성장해나가고 싶다.
어느 순간부터 상담사로서 나의 길을 온전히 걸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또렷해졌다. 그동안 공부하며 마음속에 품어왔던 장면들, 앞으로 해보고 싶었던 일들이 여럿 있다. 이곳에 그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그리고 차곡차곡 쌓아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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