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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인호 변리사 Aug 26. 2021

카피캣 기업의 외줄 타기 - 모방과 창조의 경계선

[손인호 변리사]의 지식재산 이야기

카피캣(Copycat) 기업의 외줄 타기와 법적 리스크 - 모방과 재창조의 경계선

안녕하세요. 손인호 변리사입니다.


카피(Copy)와 캣(Cat)의 합성어인 '카피캣'은 새끼 고양이가 어미 고양이의 먹이 사냥 모습을 따라하는 방식으로 사냥법을 익히는 습성을 말하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카피캣(Copycat)'은 혁신적인 기업이 먼저 시장을 개척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뒤늦게 기술력과 제품을 따라하여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기업을 말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개척자들은 시행착오 과정에서 소모되는 막대한 노력과 비용을 비즈니스 리스크로 감수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시장의 원조, 그리고 선두주자로 자리 잡아 1위의 영광을 누리는 것을 꿈꾸지만, 시장은 이러한 노력을 배신하는 일이 흔합니다.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인지, 다른 기업이 먼저 만들어 놓은 시장에 뒤늦게 합류해 신제품을 출시할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게 됩니다.



■ 단순한 표절인가, 창조적인 모방인가


중국기업 샤오미(Xiaomi)는 창업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애플의 제품을 모방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갔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발표 모습부터, 제품의 디자인과 UX/UI까지 어딘가 닮은 제품들을 출시하여 톡톡히 재미를 봤습니다.


그리고, 로봇청소기, 미밴드 등으로 독자적인 제품군을 확장해나가며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이제는 "우리만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는 등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사례는, 한국기업 쿠팡(Coupang)입니다. 


한국의 아마존을 자청하는 쿠팡은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하며 성장하였고, 이제는 이커머스, 물류 , 그리고 이제는 OTT까지 넘보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쿠팡은 미국 아마존에는 없는 당일 배송이 가능한 로켓배송, 쿠팡이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모방과 벤치마킹의 위험한 경계선


선발주자의 제품과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전략을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지 못한 1990년대 삼성 등의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의 기술력을 습득하며 빠르게 추격하기도 하였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라는 격언과 같이, 모방을 통해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벤치마킹이라는 미명 하에서 많은 모방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많은 후발주자들이 선발주자들의 지식재산권(IPR)을 침해하여 법적 분쟁에 휘말리기도 합니다.


선발주자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획득해놓은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 등을 침해하기도 하고, 부정경쟁행위로 인정받아 막대한 배상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샤오미의 경우에도 얼마 전 유럽의 시스벨 사와 2년간의 소송에서 라이선스 계약으로 합의하였지만, 아직까지도 수많은 특허 소송에 직면해 있습니다.


■ 카피캣 기업의 법적 리스크


카피캣 기업은 항상 법률 분쟁에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오리지널 기업의 제품을 그대로 차용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법률적 리스크를 가지게 됩니다.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타인의 제품을 모방하거나,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형상ㆍ모양ㆍ색채ㆍ광택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을 말하며, 시제품 또는 상품소개서상의 형태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ㆍ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ㆍ수출하는 행위'(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제1호자목)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제1호자목)


그리고, 상표권이나 디자인권의 침해 가능성도 항상 열려있습니다. 유행처럼 쓰이는 단어 "마약베개" 등에도 권리가 인정되므로, 후발주자는 항상 주의가 필요합니다.


선발주자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도록 자신의 기술 내용을 변경하여 재설계함으로써 모방을 통한 창조적인 혁신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지만, 법률이 보호하는 경계선을 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창조적인 모방의 기술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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