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원공개 제도'를 활용한 경쟁 우위 전략
경쟁사의 약점을 찾기 위한 전략 - 출원공개 제도, 그리고 특허맵
안녕하세요. 손인호 변리사입니다.
비즈니스 과정에서 경쟁사 분석과 시장분석은 필수적인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나아가, 경쟁사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여 자사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허제도는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들의 기술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출원공개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공개된 기술은 누구나 볼 수 있어 경쟁사를 분석하는데 유용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공개된 특허정보를 분석하여 경쟁사의 연도별 기술 흐름, 분포를 확인하고 경쟁사의 약점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such a thing as free lunch)"는 경제학의 명언은 특허 제도에도 적용됩니다.
특허권자는 다른 경쟁사가 해당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권리를 가지기 위한 대가는 자신의 기술을 경쟁사들에게 공개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허권'이라는 점심을 획득하기 위해 '자신의 기술 공개'라는 비용을 지불하여야 합니다.
기업들은 최소한의 기술만을 공개하고 최대한의 권리를 획득하려고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기술이 외부에 노출됩니다.
LG 에너지솔루션과 SK 이노베이션 사이에서 영업비밀 침해 사건은 2조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법적으로 보호되는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획득하는 것은 달콤한 유혹이지만 상당한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위험한 전략입니다.
경쟁사의 제품을 구매하여 분해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으로 경쟁사의 기술을 분석하는 것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의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는 더욱 효과적인 방법은 경쟁사가 자신의 기술 내용을 스스로 작성하여 공개한 특허공보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합법적으로 경쟁사의 기술 내용과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벨류체인을 확인하고, 기술 요소별로 경쟁사의 특허를 분석하여 하나의 지도를 완성하게 됩니다.
기술과 특허라는 지도를 펼치고 경쟁사와 우리 기업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정에서 '웨이퍼 제조 - 산화/증착 - 연마 - 세정 - 포토 - 식각 - 배선 - 패키징'으로 이어지는 벨류체인에서 경쟁사와 자사의 위치를 우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칭(ethcing)이라고도 불리는 '식각 공정'은 웨이퍼의 표면을 가공하는 방법입니다. 물리적으로 웨이퍼를 자를 수 있지만, 용액을 담그거나 뿌려 화학적으로도 웨이퍼를 가공할 수 있습니다.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다양한 기술 요소들을 범주화하여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허들을 일정한 기준으로 구분한 다음에는 경쟁사가 획득한 특허를 정량적, 정성적으로 분석하여야 합니다.
이렇게 분석한 데이터는 경쟁사의 시장 내 위치, 경쟁사의 강점과 약점, 경쟁사의 기술 공백, 경쟁사의 신사업 방향성, 기술 트렌드 등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 자료가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수백만 건의 특허출원이 지속될 정도로 방대한 특허 데이터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경쟁사의 기술 트렌드를 포착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이제 연구개발과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