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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ringbank Nov 16. 2019

칭찬에 약한 사람들

습관적으로 칭찬하는 당신에게, 어설픈 칭찬이 위험한 3가지 이유


“네가 우리 에이스야.”
“홍주임이 꼼꼼한 것 하나는 최고지.”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직접적으로 이런 칭찬을 받거나, 우연히(혹은 들으랍시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이 들려올 때가 있다. 물론 회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가족, 학교 등 사람과의 관계가 얽힌 모든 곳에 칭찬은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어설픈 칭찬은 위험하다.


아니 칭찬이 왜? 잘하는 사람을 잘한다고 하는 게 왜 문제인가? 열심히 한 사람의 노력과, 성과를 낸사람의 공로를 인정해 주는 게  왜?


겉보기엔 그럴듯하게 훈훈해보이고, 서로에게 좋아보인다. 그러나 그 후, 칭찬을 받은 이에게는 어떤 부정적 영향이 돌아갈지 모른다.


어설픈 칭찬을 멈춰야 하는 이유


1. 칭찬은 거절을 못하는 바보로 만들어 버린다.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옆옆부서의 한 팀장이 술에 취해서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이 너 맨날 잘한다 잘한다 칭찬하잖아, 그거 다 너 이용하려고 그러는 거야."


그렇다. 회사에서는 그 사람이 어떻든 간에 최대한 인당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칭찬을 계속 받다 보면, 그 사람의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물을 보여주어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압박과

그 칭찬에 부합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이 무의식중에 생기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역량보다 넘치는 난이도의 과제를 버거워하면서도 끌고가고, 누군가 은근슬쩍 넘기는 업무와 부탁을 야근에 시달리면서도 거절하지 못하게 된다.


( 앞서 말한 그 팀장은 또 이런 말을 했다.

"너같이 일 열심히 하고 잘하는 애들은 나중에 자만해서 안돼. 그니까 고과 평가를 안좋게 줘버려야지")



2. 칭찬은 스스로의 가치를 찾는 내적 동기를 없앤다.


내적 동기, 외적 동기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보통 자녀 양육 시 많이 쓰이는 개념이지만, 회사생활에서 '나'에게도 똑같다.


개념을 간단히 보면,

외적 동기란, 무언가를 해야 하는 마음이 외부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칭찬, 인정, 선물, 벌 등에 기초하여 외부의 무언가 때문에 하게 되는 것이다.

내적 동기란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내부에서 발생되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는 그 자체가 즐겁고, 스스로 하고 싶기 때문에 그것을 지속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어설픈 외적 동기 부여는 보상을 바라는 좁은 시야를 갖게 해 창의적인 생각을 막고, 내적 동기를 갉아먹어 스스로 발전해나가는 힘을 잃게 된다.

그 칭찬에만 얽매어 있어 다른 사고를 못한다거나, 열심히 했는데 인정 또는 보상이 없는 경우에 의욕이 꺾이고 방황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어떤 분야에 흥미가 아예 없거나, 습득 초기 단계에는 외적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성인이지 않은가.


知之者 不如 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공자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배움의 경지를 3단계로 나누어, 주석에는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안다는 것은 진리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은 좋아만 했지 완전히 얻지 못한 것이다. 즐긴다는 것은 완전히 얻어서 이를 즐긴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만족감을 통해 즐김으로써 진정한 배움을 얻을 수 있다.




3. 칭찬은 무의식적인 폭력이다.


칭찬은 대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잘한 것을 보고 잘했다고 해주는 말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선생님이 학생에게 칭찬을 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다소 어색해진다. 반대의 경우는 버릇없게 들리거나, 아부 또는 아첨이 되는 경우가 많다.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이번 신규 콘텐츠 PT 되게 잘하셨습니다.” 라거나, 자식이 부모한테 “조금 전에 ~한 행동 정말 잘했어.”라고 하는 것은 어색하다. (대게, ~하신 거 되게 멋있으셨습니다. ~한 거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라고 포장해서 돌려 말하게 된다.)


이렇듯 칭찬은 암묵적으로 윗사람의 자리에서 아랫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내재되어있고, 수평적인 관계가  아닌, 수직적인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칭찬을 절대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 사람의 성과를 뽑아내기 위해, 무언가를 부탁하기 위해, 또는 나의 위치를 다시한번 세우기 위해 칭찬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칭찬은 칭찬받는 본인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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