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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가성비가 좋지 않은 것은

육아다.

by 손나다



세상에서 제일 가성비가 좋지 않은 것은

단연 육아다.



일단 아이가 사람 구실할 때까지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대소변 치워주고

외 의사소통영역과 인간관계 스킬까지

세세히 가르쳐야 하고



어느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골고루 사교육을 시켜야 하고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이 있다면 사줘야 하고



여름엔 물놀이,

겨울엔 눈놀이,

틈틈이 여행이나 캠핑도 가야 하고



아파도 몸이 부서져라

내 아이 먼저 챙겨야 하고

온몸이 녹초가 될 때쯤

육퇴를 하게 된다.



반면 육아의 장점은

무엇인가?



나에게 있어 그것은

귀여움이다.



귀여움이 간간이 전해주는

행복.



그것이 전부다.



그러므로

육아는 가성비가 좋지 않다.



그렇다고

출산과 육아의 전 과정을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이 가끔의 행복 때문에

육아를 계속 이어간다.



그러므로 가성비가 좋지 않은

단 하나의 장점은

가장 강력한 동기로 뒤바뀐다.



아마 말 안 들어서

매 순간 환장할 것 같은

고집쟁이에 떼자구 작렬인

이제 막 자아가 샘솟기 시작해서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제멋대로인 둘째를 키우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내 말에 동감할 것이다.



둘째는 이 모든 단점을

상쇄시킬 만큼

강력한 무기인 귀여움을

장착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도

자신의 무기를 알고 있기에

엄마가 딱 죽지 않을 만큼만

적절하게 휘두른다.



딱 폭발하기 직전에

본인 무기의 번외 편인

애교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틈날 때마다 성인인 엄마를

농락하고 교란한다.



똑같은 하루가

무수히 반복되고

겹겹이 쌓인다.



가장 가성비 안 좋은 게

육아이지만

떠밀리듯 앞으로 간다.

멈출 수 없다.



(표지 출처 :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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