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하여, 잠들기 위하여

매일이 아니어도 써 볼래

by 손잎의 노래

갑자기 일기 비슷한 게 쓰고 싶어졌다. 존대말로 쓰고 싶어졌다. 하지만 오늘은 참겠다. 간결하기 위하여. 군더더기 없는 순간의 힘이 약간의 유려함과 장식으로 흩어져 버리지 않을까 해서. 나는 자주 길을 잃기 때문에 늘 간결함으로 돌아와야 한다. 아무 것이든 글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전화번호부로도 노래를 만들어 부를 수 있었던 루이 암스트롱처럼, 나도 그런 거창하지 않는 사소하고 소박한 순간순간을 자연스럽게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미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느끼라는 시크릿의 방법도 나쁘지 않다. 뭐 어떤가? 잠들기 위하여, 하루의 원망을 남겨 놓지 않기 위하여, 그렇게 고요히 사라지기 위하여, 다음 하루를 살기 위하여 이부자리 꼭꼭 눌러 펴듯이 글을 써 내려간다든데. 휘청이는 나와 솟구치는 나를 얌전하게 달래어 이제는 이불 속에 눕여야 한다. 오늘의 사랑도 찬란했으나 내일은 또 새로운 색깔로 입혀질 것이다. 찬란함은 이미 내 안에 새겨졌으니 그 드라마에 이제는 흥분하지 않아도 된다. 수고했다. 잘 감상했다. 괜찮더라. 멋지더라. 오늘치의 멋적은 실수와 셀 수 없는 헛소리와 생각들은 기억난다면 추억으로, 안 나다면 더 다행으로 여길 것이다. 수많은 어린이들을 위해, 한때 어린이였던 더 수많은 어른들이 사랑을 주는 날에 나도 마음으로 사랑을 보태본다. 어린이날은 돈까스 먹는 날이었던 그 옛날, 생각이 났는지 나도 오늘 돈까스를 먹었다. 돈까스는 언제나 설렌다. 아직도, 돈까스에 설레면 아직 어린인가? 하는 유치한 생각이 들어 픽 웃는다. 아직 사랑받는 느낌도 좋다. 살아있다는 건, 어쨌든 사랑 받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을 먹고 마시고 있는 것이다. 감사함으로 대본 없는 어떤 즉흥 폐회식을 마친다. 안녕! 그런데 ...잠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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