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상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인간관계
"그거 알아?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날 확률이 82%래 근데 그렇게 다시 만나도 그중에서 잘 되는 사람들은 3% 밖에 안된대 나머지 97%는 다시 헤어지는 거야 처음에 헤어졌던 이유와 똑같은 이유로"
2013년에 개봉했던 김민희, 이민기 주연의 영화 "연애의 온도"에서 나왔던 대사다.
당시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던 26살의 나는 이 대사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다시 만나는 게 저렇게나 어려운 거라고? 서로 노력하면 되잖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되잖아!"
그때는 몰랐다.
연인 사이를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에서는 "신선도"가 존재한다는 걸 그 "신선도"는 한번 상해버리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걸 말이다.
인간은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사라지면 그때부터 무례한 행동을 일삼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무례한 행동으로 한번 선을 넘었던 사이는 이미 상해버린 우유처럼 다시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
비슷한 예로 낯선 사람과 친해져서 말을 놓게 된다면 대부분은 예전처럼 존댓말을 쓰던 사이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또 비슷한 예로 연인과의 스킨십에서 처음에 어렵게 손을 잡으면 다음엔 포옹을 하게 되고 그다음엔 키스를 하게 된다. 점점 스킨십의 수위는 진해지게 되고 처음처럼 수줍게 내외하던 사이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이와 같은 원리로 무례한 행동으로 선을 넘기 시작한 인간관계는 예전의 건강했던 관계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참 슬픈 일이다.
"헤어진 남자 친구랑 다시 만나기로 했어 이번엔 싸우지 않고 잘 만나보려고"
"저번에 돈 빌려 가서 갚지 않았던 친구가 진심으로 사과하더라고 그래서 한 번 더 믿어 주기로 했어"
"그 사람은 정말 화가 날 때만 욕하는 거야 평소에는 잘해주니까 더 만나보기로 했어 "
"약속을 매번 펑크 냈던 그 친구, 매번 사정이 있었더라고? 이젠 안 그럴 거야"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 관계는 이미 상해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거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했던 예전의 건강한 관계를 떠올리며 돌아갈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셈이다.
설령 노력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예전 관계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해도 그건 상해버린 우유의 악취를 잠시나마 밀봉해서 막아놓은 것과 다름없다.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뭔가 사정이 생겼겠지"
"실수였겠지 사람은 실수를 자주 하잖아"
"매번 미안하다고 사과하니까 이번엔 안 그러겠지"
이렇게 사람들은 관계가 다시 예전처럼 돌아올 수 있다고 믿으며 악취를 풍기는 우유를 잘 밀봉해서 도로 냉장고에 집어넣은 후 나중에 다시 꺼내 마셨다가 또 탈이 나고 만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인간관계의 신선도를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이제부터 변질되지 않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팁들을 간략하게 나열해 보겠다.
1. 무례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 상대에게 불쾌하다는 의사 표현을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사람은 서로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무례한 행동에 대한 기준이 다를 수도 있다. 무례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 상대에게 이 행동은 나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드니 자제해 달라고 명확하게 표현한다. 이 과정은 상대에게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2. 불쾌하다고 표현해도 상대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그건 이미 상한 관계이니 빠르게 손절해라.
그 행동이 나를 서운하게 하고 불쾌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상대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상대는 더 이상 나의 기분을 신경 쓰지 않는 (나를 존중하지 않는) 상해버린 관계가 맞다.
지금 상대가 하는 행동이 가장 낮은 레벨이라는 걸 잊지 말자 우유는 상하고 나면 그 이후에 썩을 일만 남았다.
3. 그럼 대체 누굴 만나냐고? 관계의 신선도를 잘 관리하는 사람을 만나면 된다.
한결같이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은 예의라는 선을 긋고 넘어오지 않는다. 소중한 관계가 상하지 않도록 항상 관리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곁에 두면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나에게 상처 주는 일 따위를 애초부터 만들지 않는다.
4. 단! 관계의 신선도를 잘 관리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 또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되어야만 그런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 엄격한 기준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예의라는 선을 넘지 않으며 유유상종하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무례한 사람들뿐이라면 나부터 문제가 있지 않은지 체크해 봐야 한다.
5. 이 모든 비법은 나 혼자 일어설 수 있는 힘부터 키워야 실행이 가능해진다.
이 모든 비법을 이론으로는 알아도 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온전히 혼자 일어설 줄 모른다. 혼자 보내는 시간에 익숙하지 않고 어떻게든 사람을 만나서 외로움을 채워야 하는데 나에게 엉망으로 구는 사람이라도 혼자 있는 것보다 낫다고 스스로 자위하면서 곁에 둔다. 지 팔자 지가 꼬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 케이스다.
6. 좋은 사람들만 골라 곁에 두는 현명함은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여유로운 마음에서 나온다.
오롯이 홀로 일어설 힘이 생기면 더 이상 관계에 끌려다니지 않게 되고 상대의 무례한 행동을 보며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된다. 외로움에 허기져 상한 우유라도 벌컥벌컥 들이켜는 미련한 사람과 이미 배가 부른 상태로 우유가 상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가차 없이 하수구로 흘려버릴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의 차이는 여유로운 마음에서부터 나온다.
7. 혼자 일어서는 힘을 키우려면 나 자신과 친해져야 한다.
나는 나와 가장 친한 사람을 나 자신이라고 이야기한다. 자기 자신과 친해지면 나라는 사람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감정인지 정확하게 캐치하고 보살펴 줄 수 있다. 이렇게 자신과 친한 사람들은 가스라이팅을 당할 일도 없다. 내 말을 제일 먼저 귀 기울여 들어주니 타인의 말장난 따위로 자신을 의심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8. 자신과 친해지려면 주기적으로 데이트를 해야 한다.
혼자 일어설 방법을 모르겠다면 자신과의 오붓한 데이트를 주기적으로 갖는 걸 추천한다. 마음이 울적할 때 카톡 리스트를 뒤져보며 누구에게 연락할까 고민할 시간에 혼자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러 가거나,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보거나, 그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을 혼밥하러 가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런 오붓한 데이트는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눠보는 기회가 된다.
"그동안 보고 싶어 했었던 영화도 못 보여줬네 미안해 앞으로 데이트도 자주 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줄게 대신 힘든 일 있으면 나에게 먼저 말해줘 우린 제일 친하잖아"
이런 다정한 대화를 나누며 나 자신과의 친밀감을 쌓다 보면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길 줄 알게 되고 혼자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
그럼 약속 없는 주말이 우울해서 카톡 리스트를 뒤적이며 미친 척 여기저기 연락을 돌려대거나, 이미 변심한 연인을 붙잡고 늘어지거나,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을을 자처하며 만남을 이어가는 자기 학대를 일삼지 않게 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천천히 살펴보며 좋은 사람들만 가려서 곁에 둘 수 있게 된다.
사실 이 모든 팁들의 함정은 결국 나 자신부터 건강하고 독립된 존재가 되어야 가능하다는 거다.
지금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인간관계의 신선도는 어느 정도 인가?
"그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이야기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