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 불릴 만한 자격

거리를 두는 사람들

by 손씨

90년대 초반, 집 앞 슈퍼에 처음으로 1.5ℓ 생수가 들어왔다. 그때 마을 사람들이 생수가 진열된 그 앞에 서서 “이걸 누가 사 먹어”라며 한마디씩 했던 것이 기억난다. 슈퍼 진열장 콜라 옆에 자리를 잡은,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무색 무향의 생수. 그때만 해도 집집마다 보리차나 둥굴레차를 끓여 먹었는데, 가끔은 수돗물을 그대

로 받아먹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시간은 흘러서 10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에게 생수는 없어서는 안 되는 생필품이 되었다. 그때, 누가 이런 걸 사 먹느냐고 한마디씩 했던 사람들마저도 사 먹고 있겠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내가 맞다 생각하는 것이 언젠가는 틀린 게 되고, 내가 틀리다 생각하던 것이 언젠가는 맞는 일이 된다. 그렇듯 정답이 정해진 것은 없다. 그 당시에 그게 맞아 떨어진 것뿐이지. 주변에 사업을 시작하거나 작곡이나 음악을 하는 지인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때 나는 이런 말을 해준다. 얼마나 오래 잡고 있었는지, 그 꿈을 얼마나 지켜왔는지 말이다.


무언가 반짝 떠오른 아이디어를 가지고 조금 도전해 보다가 적성에 안 맞아, 또는 잘 안 돼 라고 한다. 요즘 ‘유튜브’가 그렇다. 한순간에 성과가 나지 않으니 조금 해보다 포기해버린다. 꿈에게 물을 주고 햇볕 좀 쐬어 줬다고 바로 크지 않는다. 땅에 심어 놓은 씨앗이 자라리라 믿고 기다려야 하는 것처럼, 꿈을 키운다는 것은 인내가 필요하다. 꿈이 인내를 요구하는 것은, 우리가 자만하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깊은 뜻도 모르고 아무런 반응 없는 땅만 보다가, 대부분 사람은 돌아서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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