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는 사람들
내가 사업도 실패하고 사랑도 떠났을 때, 힘들어하며 하소연하 던 나에게 형은 내 말을 끊고 이런 말을 했다.
“동현아, 내가 지금은 너를 이렇게 위로해주지만 결국, 네가 스 스로 털어 내야 해. 난 이 문을 나서는 순간, 네 걱정은 나에겐 아 무것도 아니야. 너도 내가 문밖으로 나가는 순간, 나에게 잠시 넘 겨줬던 네 문제는 다시 네 것이 되는 거야.”
당시 힘들어하는 나에게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나. 나 자신 이 초라해 보이고 못나 보이고, 그 형이 참 냉정하고 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말이 너무 이해가 된다. 당시엔 내 가 그 말을 듣고 받아들일 만큼에 인격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저 따끔하다 못해 흉이 져버린 조언이 그 어떤 말보다 나를 성장시켰 다.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있을 때 ‘정말 이 사람이 나를 생 각해주고 걱정해주고 있구나.’라고 착각한다. 지금 당장 내 앞에서 울어주고 손잡아주지만, 그 사람은 집에 가서 뉴스의 안타까운 소 식에도 슬퍼하고, 드라마 여주인공이 불쌍해서도 눈물을 흘릴 것 이다. 즉, 위로하며 내가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 또는 이 사람보 단 내가 잘 사는구나 하며 의도치 않게 자존감을 얻기도 한다.
다시 돌아가서, 지금은 잘 지내지만, 당시에는 형이 너무 미워서 연락하지 않았다. 아니 내가 끊었다고 착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형이 불행 덩어리던 나에게 거리를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살다 보면 힘들어하는, 위로와 도움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하 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고, 그저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뿐이다. 한두 번은 들어줄 수 있겠지만 끝없는 한탄을 들어주기엔 사람들은 너무 바쁘다.
도서 <거리를 두는 사람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