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에서 사람때문에 힘든 이야기
Q : 저에게는 15년 된 절친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친해져서 지금까지 둘도 없는 절친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말도 잘 통하고 취미도 비슷해서 별다른 갈등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이 친구가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까칠하게 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예를 들면 지난주 저녁에 만나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둘 다 순댓국을 좋아해서 먹으러 갔는데 반찬 중 하나에 머리카락이 보였습니다. 저는 이 친구 스타일을 알기 때문에 얼른
"그냥 그건 옆으로 치워 놓고 먹지 말자 다른 거 먹으면 되잖아"
하지만 친구는
"사장님"
"여기 반찬에 머리카락이 있네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닐 텐데 그냥 안 먹으면 되지 꼭 이렇게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이 친구는 매번 이런 식입니다. 잘 못된 것을 보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없고 꼭 지적을 해야 합니다.
지가 무슨 공무원도 아니면서......
무엇보다 저는 이런 상황이 너무 싫습니다. 어쩔 줄 몰라하는 사장님 보는 것도 마음이 힘들고요.
제 친구 왜 꼭 이래야 하는 걸까요?
A : 친구를 볼 때 "그냥 좀 넘어가지 꼭 저렇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 옆에 있으면 괜히 내가 불편하고 상대방에게 미안한 맘이 들 수도 있습니다. 친구가 이해가 안 되고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친구 역시 상대방을 일부러 곤란하게 하거나 시비를 거는 것을 아닐 겁니다. 또한 이 친구의 문제라기보다 이 친구와 같은 유형의 사람들이 보여주는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그럼 이 친구는 왜 이러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런 모습은
- 옳고 그름이 분명한 사람.
- 평소에 늘 진지한 사람.
-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잘 지키는 사람.
- 지켜야 하는 것이 있으면 꼭 지켜야 하는 사람.
주로 이런 성향의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그럼 이들은 왜 이렇게 하는 것일까요?
우선 지켜야 하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 성향의 사람들은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에 예외는 없습니다.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지켜야 할 것이 아닌 것입니다. 정해진 규칙과 법규가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입니다.
요식업에서 위생은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입니다. 음식을 만들면서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문제가 있는 상황을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다음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입니다.
머리카락 하나쯤 그냥 꺼내고 먹던지, 아니면 그 반찬은 안 먹던지 하면 됩니다. 이들도 그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오늘 같은 일이 개선되지 않으면 또 반복해서 일어나고 다른 누군가 이런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먹는 밥 한 끼의 문제가 아니고 이 식당의 위생 문제이고 그것은 앞으로 이 식당을 이용할 많은 사람들의 건강 문제일 수 있습니다. 나를 위해서라기보다 모두를 위해서 대신 나서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가 유별나거나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사회의 문제들이 하니씩 바로잡아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성향의 사람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이런 상황 같은 경우에는 일단 밥을 먹고 나갈 때 이야기하자고 하는 겁니다.
밥 먹기 전에 이야기를 하게 되면 식사를 앞에 놓고 사람을 오라 가라 해야 하고 주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식사 자리를 불편해질 것입니다. 그러니 일단 식사를 한 후 나가면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야 좀 대충 살아. 뭘 그렇게 까칠하게 굴어" 등의 표현은 조심해야 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이들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일단 인정은 하고 대처를 미루는 것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작은 것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지적을 해야 하는 까칠한 친구. 이들 역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거나 괴롭히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것뿐이고 그 역할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자기가 봤으니 자기가 하는 것뿐입니다. 또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경우를 겪게 될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해동입니다. 이런 의도를 인정해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고 나서 상황 대처를 할 때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여 불편함이 덜하거나 상대방의 기분이 덜 상할 상황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까칠한 친구
까칠한 것이 아니고 올바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