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IO CP13, 빈티지가 아닌 브랜뉴 워크맨
일전 당근 마켓에서 빈티지 카세트 플레이어를 구매했다가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아서 짜증이 난 이후로 빈티지 포터블 플레이어나 기기를 구매하는 것이 무서워졌다. 수리처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라 찾더라도 부품 조달 등 여러모로 신경 쓸게 많은데 비해 내가 너무 게으르기 때문이다.
음향기기에 빠지면 패가망신한다는 말도 있던데, 큰 돈 들지 않는 선에서 나의 막귀 수준에 맞는 입문기, 빈티지가 아닌 신형 제품을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샀던 게 브리츠의 저렴한 붐박스 BZ-BBX2. (얘는 카세트 녹음 용)
녹음 품질이 아주 좋진 않지만 그럭저럭 내 취향의 믹스 테이프를 만들기에 이만큼 간편한게 없다.
그 다음이 이동하며 듣는 용으로 구매한 포터블 카세트 플레이어 즉, 워크맨이 바로 장장 2주 가까이 기다려, 오늘에야 수령한 FIIO의 CP13이다.
FIIO는 중국의 음향제품 브랜드이다.
이번에 알게 되었지만 최근 중국의 음향제품 브랜드들의 위상이 전에 비해 많이 올라와서 가성비 제품부터 하이엔드 제품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FIIO 역시 이러한 차이파이 음향 브랜드 중 가성비로 알려진 곳이라는 추천을 보고선 구매를 결정하였다. 제품은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한다.
기기는 블루투스 연결 등의 부가 기능 없이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본연의 역할에 꼭 필요한 기능만 담아 두었고 디자인 역시 보이는대로 매우 심플하다.
아쉬운 점은 오토리버스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홈페이지의 소개 글을 보면 음질에 초점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략하였다고 한다.
The recording and auto-reverse functions were deliberately omitted. The main focus during development was on maximising sound quality.
그냥 단가 맞추려고 그런건 아니겠지? 오토리버스를 지원 안하면 테이프 삽입구 오픈이라도 좀 쉽게 해주면 좋은데 이조차도 손으로 열어야한다.
이런 것들 조차 아날로그 감성을 위해서라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그럼에도 실제 음악을 듣고나니 확실히 만족하였다. '아날로그스런 사운드가 귀에 한가득'하단 느낌이랄까?
AUX 이어폰으로 듣게 되어 있는데, 집에 굴러다니던 AUX 전용 블루투스 송신기를 연결해서 블루투스 헤드셋으로도 들을 수 있었다. 다만, 송수신기가 저가 제품이다 보니 출력은 이어폰이 확실히 낫다.
유그린 제품 중 오디오 코덱을 지원하는 송신기를 구매해서 다시 시도해봐야겠다.
사실 스마트폰으로 음악감상하는 것으로 훨씬 큰 편의성을 얻을 수 있겠으나. 어쩌겠는가, 감성인데.
한동안은 열심히 들고다니며 들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