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서적혼사(邱秘书的婚事, 2025, 왕카이무✖한위통)

마이크로 드라마 탐구 4화

by SJ

왕카이무(王凱沐, Wang Kai Mu) 주연의 드라마로 내가 본 세 번째 작품이다. 세 번째부터 생각보다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보게 되어서, 숏드라마의 퀄리티가 이 정도라고? 란 생각이 들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번역하자면 '구 비서의 결혼' 정도 될 것 같은데, 쑨리가 쓴 동명의 단편소설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고, 역시 중국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단편소설의 제목만 그냥 그대로 쓴 듯하다. 주인공인 비서의 이름도 단편소설은 "구"지만, 실제 드라마에서는 "추"고 성별도 다르다.


여주인공은 남주인공과 7년간 함께한 비서다. 그래서 남주인공을 업무를 중심으로 살뜰히 챙기는 편. 남주인공은 사업적 측면에서 계약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비서인 여주인공이 자꾸 눈에 밟히는 중이다. 남주가 여주에게 사귀자는 방향으로 여러 제안을 하지만, 여주는 관심이 없다. 재벌과의 사랑 같은 건 염두에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주는 자신의 깜냥에 맞게 살기를 원하는 숏드에서 보기 힘든 주인공이다. 그 와중에 여주가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첫사랑이 등장하고, 여주는 이 첫사랑과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데, 남주는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로맨스 숏드가 그렇듯 이들은 이런저런 사정을 지나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


달라진 우리, 달라진 숏드


이 드라마가 독특하게 느껴졌던 건 무엇보다도 여주의 첫사랑에 대한 태도였다. 추억의 첫사랑과 다시 시작할 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린 모두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그때와 달라졌어. 그걸 받아들일 수 있으면 다시 시작하자." 그리고 결국 서로 시간이 흘러 달라졌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첫사랑 때문에 헤어지게 된다.

뭐랄까, 새로웠달까. 숏드라마는 짧은 시간 때문에 감정의 묘사나 관계의 변화를 개연성 없이 늘어놓는 게 다라고 생각했는데, 첫사랑과의 재회, 다시 만남, 그리고 이별의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내더라. 특히 여배우 한위통(韩雨彤, Han Yutong)의 연기가 설득력이 있더라. 지금도 한위통의 숏드를 몇개 보는 중인데 연기 스펙트럼도 넓은 편이고, 아직까지는 나에게 연기력 탑인 여배우다. 아, 안타깝게도 왕카이무는 연기를 잘 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자신에게 잘 맞는 배역을 잘 고르는 눈은 뛰어난것 같지만 말이다.


소비되는 배우에서 주체가 되는 배우로


이 드라마는 왕카이무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숏드라마는 빠른 촬영과 공개로 배우의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장르다. 이야기의 개연성이 현격히 부족하기 때문에 특히 로맨스물에서는 키스씬이나 베드씬 위주로 편집되고 방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소비적인 환경에서 배우가 살아남으려면 좋은 대본을 고르고 자신에게 맞는 연출을 표현해야 한다. 왕카이무는 그 시도를 직접 제작 참여로 보여줬다. 팬들 사이에서의 평가는 배우의 참여가 있어서 촬영의 퀄리티가 높다는 평가가 있다. 아, 물론 왕카이무 배역에서는 딱히 다른 점이 없다. 여전히 재벌이고, 여전히 수트핏이 멋지니까 말이다.


성장한 시장의 새로운 작품들


폭발적으로 발전 중인 중국 숏드 시장. 시장이 커질수록 똑같은 작품들만 양산되게 된다. 그것이 답인 것 같고, 그렇게 해야 수익이 창출된다고 믿게 되니까. 하지만 그러다 보면 결국 같은 패턴의 이야기에 질려버린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게 된다. 기존 시장을 지키는 것은 그 안에서 생명을 이어가는 것인데, 중국 숏드는 이미 그 안에서 다양성을 가진 새로운 시도들이 나오고 있는 듯 하다. 이미 그게 이 시장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힘이 되겠지. 다음 작품은 그런 맥락에서 훨씬 더 깜짝 놀랐던 작품이었다.


※ 추가 정보

-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는 되는 앱에서 제공하는 제목이 제각각이다. 혹시라도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 아닌 제대로된 영상을 보고 싶으시다면 참고하시면 되겠다. 난 iQIY에서 봤다.

‧ BeeShort(사장님, 결혼하자구요)

‧ DramaWave(유능한 비서의 연애 문제)

‧ FineDrama(추 비서의 웨딩 스캔들)

‧ iQIYI(구비서적혼사: 추비서의 혼사)

(출처: https://blog.naver.com/hobbi_05/22409659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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