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의 후쿠오카

불안과 설렘의 사이, 그 첫인상.

by 정수아

“뭐야, 아직 안 갔어?”


개강 첫날, 교수님의 첫마디였다.


4학년 2학기,

일본 후쿠오카에서 인턴십을 하기로 했다.

조기취업 절차를 모두 마치고 출국 날짜만 기다리고 있었지만, 일본 현지에서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이대로 출국이 무산되는 건 아닐까.
인턴십이 정말 성사되는 게 맞을까.
답답함을 참지 못해 담당 교수님께 몇 번이나 물었지만

돌아오는 말은 늘 같았다.


“조금만 기다려봐.”


화상채팅으로 면접을 볼 때의 긴장감,
해외에서 일한다는 설렘,
첫 자취에 대한 로망.
그 모든 감정이 한순간에 무너질 것 같았다.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을 무렵,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9월 8일에 현지에서 뵙겠습니다.”


그날은 9월 4일이었다.
항공편도, 숙소도,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었지만
단 나흘 뒤에는 후쿠오카에 있어야 했다.


갑작스러운 출국.
가족과 친구, 친척 누구에게도 제대로 인사할 겨를이 없었다.


지금은 운행이 종료된 비틀호를 타고 부산항을 떠나, 비틀거리듯 바다를 건넜다.


그렇게 도착한 하카타항.

셔틀버스를 타고 도심으로 향하며, 낯선 도시의 공기를 처음으로 들이마셨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회색빛이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후쿠오카의 첫인상은,


낯선 이를 반기는지, 밀어내는지 모를 차가운 회색의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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