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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수돌 Dec 06. 2021

입사 4년 차도 멘토가 필요하다

편안한 인생을 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직장에서 멘토의 역할은 참 중요하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다. 회사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개인이 자신의 몫으로 할당된 일만 아주 잘하면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팀워크라는 말은 괜히 있는 말이 아니며 개인이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내는 것 이상으로 팀원들 간의 시너지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특히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경우 멘토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아주 극명하게 난다. 일을 하다 보면 주어진 일을 제 시간 안에 해내기 버거울 때도 있다. 그런 와중에 후배들의 질문이 그리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선배들이라고 해서 후배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해야 하는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때 쉽게 고민을 털어놓고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상대가 바로 멘토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엔 정기 채용 때는 신입사원들에게 인사팀에서 멘토를 붙여 직장생활에서의 그들의 적응을 돕게 만든다. 혹은 같은 팀 내에 실무에서 가르침을 받고 배울 수 있도록 선임 역할을 하는 멘토를 붙여주기도 한다. 나 역시도 인턴 시절부터 가르침을 받았던 멘토분들과 아직도 좋은 관계를 맺으며 현업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출처: Photo by Charles Deluvio on Unsplash

4년 차가 되면 달라질 줄 알았는데


정규직 전환형 인턴으로 일하던 시절 정규직이었던 선배들이 참 부러웠다. 그들이 분주하게 일하는 모습만 봐도, 점심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자연스럽게 법인카드를 내밀어 밥을 샀을 때도, 임원 보고를 앞두고 보고서를 정리하던 모습만 봐도 멋지고 나와 다른 세상의 사람들 같았다. 


처음 입사하던 날 당시 3년 차였던 선배가 회사 사옥 투어와 팀을 돌며 인사시켜줬을 때 나도 얼른 회사에 보탬이 되는 직원이 되어 언젠가 이렇게 후배를 맞이해야겠다는 꿈을 꿨었다. 그랬던 내가 1년 차, 2년 차 그리고 3년 차를 지나 4년 차가 되었다. 


마치 급식이 시절 '성인이 되면 커피도 마셔보고(당시 부모님이 머리 나빠진다고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셨다.) 담배도 피워보고 술도 마시고 연애도 실컷 해야지' 하고 생각한 것처럼 4년 차가 되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진짜 회사에 뼈를 묻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4년 차가 되니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고 그 세상에서 살고 있던 나 역시도 달라진 점이 하나 없었다. 그러다가 올해 초 신입사원을 맞이하게 되었다. 

출처: Photo by Clemens van Lay on Unsplash

내가 멘토가 되었다니


올해 초 입사한 신입사원분들의 멘토를 맡아 몇몇 프로그램에는 함께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처음 인사하는 자리에서 신입사원분들께 맡고 있는 직무를 소개하고 4년 차 대리라고 소개했을 때, 문득 내 입으로 말했지만 낯선 느낌을 받았다.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한동안 회사에 신규 구성원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타인에게 직장에서의 나를 소개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하지만 것보다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4년 가까이 한 직장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에 실감 나지 않았던 게 더 정확한 이유였다. 


멘토의 역할


내가 입사하던 시절보다 요즘 더 취업난이 심해졌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신입사원분들에게서 신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OT와 교육마저도 현업에서 업무 처리하듯 능숙하게 해내는 신입사원분들을 바라보며 저들에게 과연 나는 어떤 멘토가 그리고 어떤 선배가 되어야 할까 고민이 들었다. 


멘티인 신입사원 한 분과 점심 자리를 가지면서 코로나로 인해 신입사원분들이 약간의 소외감을 느끼거나 입사했지만 아직까지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 같이 밥 먹자고, 티타임을 갖자고 손 내미는 것부터 멘토의 역할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먼저 다가가며 회사에서 알아두면 쓸모 있는 잡지식을 알려줬다. 어떻게 하면 회사 복지제도를 최대한 활용하여 자기 계발할 수 있는지 경험을 토대로 꿀팁을 알려주거나 복사기를 사용하는 방법, 임원 분들을 대할 때의 사소한 매너까지 내가 4년간 부딪히면서 깨달은 것들을 품앗이하듯 널리 전파했다. 

출처: Photo by Direct Media on StockSnapPhoto by

4년 차도 멘토가 필요한 이유


신입사원이던 시절 궁금했던 것들은 사실 1년, 2년, 3년 연차가 쌓일수록 경험을 통해 이미 터득하거나 배웠기 때문에 더 이상 누군가에게 답을 물어볼 필요가 없다. 내가 앞서 신입사원분들에게 오지랖을 부려 전파했던 꿀팁이 그런 유형의 것들이었다. 


그러나 4년 차인 내게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내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옳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같이 업무를 하는 데 있어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스스로 답을 내기가 어려운 것들이 이에 해당한다. 신입사원이던 시절에는 미처 챙길 수 없었지만 어느 정도 일을 익히고 나니 이제는 점점 더 실적과 퍼포먼스, 결과가 신경 쓰이기 마련이라 이런 질문을 품는다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멘토가 없다면


과거 신입사원일 때와 달리 지금은 가만히 있어서는 내가 원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 없다.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고 본받고 싶은 선배를 마음속 멘토로 삼아 끊임없이 자신을 반성하고 일해야 성장할 수 있다. 멘토가 필요하다고 해서 편안한 삶을 바라는 것도, 그들이 나를 끌어줄 거라 믿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을 위해 노력할 있도록 나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해 줄 있는 선배를 멘토로 곁에 있다면 직장생활에서 보다 호사는 없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멘토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잘 해낼 수 있는지 끊임없이 자기반성하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길러야 한다. 멘토가 없이도 우리는 성공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출처: Photo by Jake Bluck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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