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mmer Feb 07. 2022

19년도에 쓴 글

“000님 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한참을 망설였다. 볼까? 말까? 비행기 모드로 보면 1은 안 사라진다고 하던대. 구차하게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오전 시간 내내 그 알림 하나가 나를 힘들게 했다.


'어차피 봐야 한다. 대답해야 한다.'


늦게 확인해야지 하면서 시간을 체크하는 내 모습이 초라했다. 상대방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을 텐데 이게 뭐람? 혼자 여러 가지 상상을 해댔다. 어떤 대답과 어떻게 대화를 이어갈지를.


한 시간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확인했다. 안부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잘 지내느냐는 말과 함께 나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 사람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답장을 입력하려는데 지난날 차마 보내지 못했던 내용이 입력창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전에 어떤 내용을 주고받았길래 쓰다 말았을까? 마지막 대화는 언제일까? 하고 화면을 움직였다. 약 1년 전 그 사람과 나눴던 지난 내용들을 보고 있자니 그 사람과 함께 했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어느 때처럼 마주 앉은 그 사람과 나는 웃고 떠들었다. 밥을 나눠 먹기도 했고 각자의 취향대로 주문한 음료를 마시기도 했다.




19년도에 저장된 글을 꺼냈다.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겠지. 기분이 상했다거나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졌겠지. 지금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 걸 보면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었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인가 보다. 뭐 사람 사는 게 그렇지 뭐.


확실한 건 연애는 아니다.


작가의 이전글 바로 출근하는 중고 신입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