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 학교 MS
오늘 소개할 괴수학교 MS는 사실 처음 인연이 닿은 작품은 아니다.
예전에 한참 아이들이 저학년이던 시절에 아이들이 보던 것을 앞부분만 보았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못봤다가 오랜만에 다시 손에 집어들어져서 완독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느낌이었다.
뭐랄까나, 아이들이 저학년 시절에 보던 책들이 이런 느낌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고, 이제는 이거보다도 좀더
난이도가 있는 책을 읽는다는 사실에 약간의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시간은 참 빠르고 아이들은 크는구나. 올해의 마지막 12월에 접어들어 유독 느껴지는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책의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다.
작품의 배경은 어느날 갑자기 동화나 판타지에 나오는 괴수로 각성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인
괴수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 소녀 미오는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구미호로 각성하는
경험을 하게 되고 이곳으로 오게 된 소녀다.
그녀는 괴수로 각성하기 전에 만났던 남자친구 수호를 다시 만나고 싶어하고,
예전에 살던 삶을 그리워하고 음침하고 무서운 괴수학교를 내켜하지 않는다.
하지만 잘 적응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말썽을 벌이게 된 그녀는 다른 괴수 소녀들과 외딴 곳에
유배되는 느낌으로 고립되고, 학교의 벌칙 청소를 하게 된다.
그런데 그러는 과정에서 같이 지내게 된 괴수 소녀들과는 우정을 만들게 되고,
학교에 뭔가 의문스러운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던 남친 수호에게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이 학교가 숨기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수호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미오를 괴롭히는 학생회장과 교감과 사감의 정체와 의도는 대체 무엇일까?
뭔가 심상치 않은 학교와 그들만의 세계의 비밀에 미오는 점점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가장 강렬한 임팩트는 역시 스피디함이었다.
와, 책을 읽으면서 뭐가 이렇게 정신없을 정도로 빠르게 내용이 진행되는지 놀랄 정도였다.
처음 30페이지 안에 대부분의 등장인물의 서사가 거진 다 소개되고 아이들이 앞으로
뭘하고 어떻게 흘러갈지가 전부 설명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도
사소한 정적도 용서하지 못하겠다는 듯, 내용이 스피디하게 흘러간다.
주인공 미오는 다른 작품의 주인공이 보일법한 약간의 망설임이나 고민도 없이 순식간에
학교 탈출, 징벌실 감금, 학생회 컨택, 비밀 장소 탐사에 이르는... 이벤트들을 눈깜짝할 사이에 해치워나간다.
와우, 전에 소개한 미카엘라보다도 더 화끈하잖아?
그리고 다음으로 느낀 포인트는 이 작품이 우리 정서에서는 다소 생소한 괴물 학교의 느낌을
제대로 냈다는 것이다. 동서양의 괴수들이 조우해서 뭔가 어색할법도 한데, 이 작품에서는 마치 원래 그런 것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듯, 기괴하고 신비한 괴수학교의 느낌을 생생하게 펼쳐낸다.
호수의 수면을 토대로 반전하는 도서관이나 내리막인지 오르막인지 알 수 없는 계단과
생쥐로 변신시켜서 가둬두는 징벌실이나... 뭔가 우리나라보다는 오히려 서양의 마법학교에서 익숙할 그런
느낌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그려내는 것이 매혹적이었다.
까놓고 말해서 아마도 본 독자들이라면 어느 정도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해리포터에서 봤던 호그와트의 기괴한 페이스트를 여기서도 비슷한 느낌으로 풍긴다는 사실을.
그래서, 아이들로 하여금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 평가단이 직접 평가하는 스토리킹에서 왜 이 작품이 선정될 수 밖에 없는지 이해가 되었다.
한번 막연하게 해본 상상이기는 한데, 요새 이런 장르 성격이 강한 괴수나 마법이 나오는 작품들이
스토리킹이나 마시멜로 같은 브랜드로 작품화되는데, 언젠가 이런 작품들도 콜라보해서 하나의 세계관에
같이 등장하는 작품이 기획되면 어떨까?
비룡소 같은 곳이라면 충분히 그런 느낌을 주는 작품을 기획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만약 가능하다면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아동문학계의
어벤져스가 등장하는 날도 올 수 있기를 막연하게 기대해본다.
결론적으로 예전에 해리포터에 느꼈던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고 아이들이 열광하는 괴수 이야기를
같이 읽어보고 싶은 부모님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1권 이후에도 2권이나 더 스토리가 이어지는 작품이니 충분히 음미하며 느낄 수 있으리라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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