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2202.04.05
계단,
지도에는 없는 길.
그리고
스스로 떠나지 못하는 나무.
수고했어요,
지도에서 떠나는 골목풍경.
지도에서 사라지는 옥련동 그 골목.
2022년 4월 5일 오전 9시 30분쯤
만난 이 풍경 앞에서
나는 또 주변을 돌아보며
계단의 목적을 살폈다.
계단 아래는
사방이 막힌
다세대 주택 건물 한 채가
살고 있었고
계단 위로는
여러 채의 집이
소담한 골목을 이루고
오손도손 보기 좋게
햇살을 누리고 있었다.
찬찬히
그리고 조용히
계단 아래 내려가
사진을 찍었다.
계단의 존재 목적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계단이 없이는
세상과 연결이 힘든
공간적 한계점에
터를 마련한 사람들.
어쩌면 이 계단은
사람과 사람 사이,
집과 골목 사이의
연결선이자
단절선이었을 것이다.
두 세계 사이에 놓인
가느다란 실금 같지만
묵묵히 존재 이유를 감당하며
디딤돌로
버팀목으로 살아낸
고마운 길,
계단.
지도에도 없는
그 길이 결국
아파트 단지에게
뒤를 맡기고
세상을 떠났다.
수고했어요,
누군가의 길이 되어 준
계단,
나직한 높이로
세상을 이어주던
옥련동 그 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