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거기, 있었나요?

서대신동 2가 465-1번지

by 종이소리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 대티로 ○○○

1963년에 태어 난 이 건물은

한 때 수 십 명의 땀과 열정이 빛나던

봉제공장이었다고 했다.


대티터널 입구 바로 위에 자리한 위치는

서구 일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터였다.


무슨 이유인지

이 주소는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도 결국 또 다른 명분으로

철거가 될 거라 했다.


55년을 살아 낸

이 건물의 생애 속에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내 이웃의 미담 하나쯤은

분명 있었을 텐데.


잘만하면 아름다운 지역자산으로

터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을 텐데.


차가운 온도에 내리던 햇살이

따스하고 다정했다.

그래서 뭉클했을까..

얼마나 많은 시간이 이곳을 지나갔을까.

그 벽 안에는

얼마나 많은 숨결이 살았을까.


건축물대장을 열람하며

나는 그저 조용히 그 시간을 상상했다.


어느 날,

그 옛날의 흔적이라도 찾아보려

인터넷을 헤매던 중,

우연히 오래된 흑백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대티터널 개통식 :사진제공 부산시청


대티터널 개통식.

언덕 위로 빼곡히 들어선 집들 사이,

그 주소가 있었다.

그리고 아랫마을 풍경을 내려다보는

사람들의 호기심.


순간,

열이 오른 볼을 쓰다듬으며

사진 출처를 확인했다.

부산시청 소유 자료였다.

나는 바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사진을 사용하고 싶습니다.

공간을 기억하는 분들을 위해서요.”


놀랍게도,

주무관님은 따뜻한 목소리로 대답하셨다.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가슴이 뜨겁게 뛰었다.


혹시 보시고 계세요?

서대신동 2가 465-1번지의

위풍당당했던 그 집의 모습을요.


찬란했던 그 시절,

청운의 꿈이 머물던 그 언덕을,

햇살 머문 마을 풍경을 담으며

바람과 함께 누리던 그 언덕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사진 사용에 협조해 주신

부산시청 ○○○ 주무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이 풍경, 이 흔적이

영원한 추억이 될 거예요.)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