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2015년 '응답하라 시리즈1988'은 쌍팔년도 쌍문동에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며 그 당시 엄청난 레트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배우 류준열, 혜리, 김선영, 박보검, 안재홍, 이동휘 등 많은 배우들이 이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레트로 열풍이 요즘 '어게인 1997' '엑스맨 97' '수사반장 1958'으로 이어가고 있다.
1997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 '어게인 1997', 1992년부터 1997년까지 TV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엑스맨'의 후속작인 '엑스맨 97'은 브라이언 싱어(Brian Singer)가 만든 21세기 영화 '엑스맨'을 그대로 보존하며 60주년을 맞는 2023년을 기념해 올해에 클래식한 엑스맨을 다시 알리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제작 지원한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이 오는 19일부터 매주 금, 토요일 밤 9시 50분 MBC에서 방영된다. 사진은 드라마 공식 포스터. [사진=경기도콘텐츠진흥원]
지난 금요일에 높은 시청률로 첫방을 알린 MBC '수사반장 1958'은 한국 수사의 낭만, 웃음, 유쾌함을 다룬 수사 극으로 젊은 세대에게는 마치 한국형 셜록 홈즈를 보는 듯한 신선함을, 동시대를 살아온 세대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자극하는 한국형 수사물의 귀환을 알렸다.
레트로 장르를 통해 풋풋함, 따뜻함,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단연 그랜파코어 룩 때문이다. 할아버지(grandfather)와 코어(core)를 합친 합성어로 할아버지 옷장에서 영감을 받아 고풍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인 편안함과 향수를 강조하는 요즘 핫한 패션 트랜드 중 하나이다. 코어(core)는 접미사로 등산복을 평상복으로 입는 고프코어 룩(gorpcore look), 농촌이나 목자적인 시골생활을 이상화하는 트랜드인 커티지 코어(cottage core),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을 의미하는 놈코어(normcore)로 이미 익숙한 단어이다.
그랜파코어는 정감 있는 패턴의 스웨터, 굵은 체크무늬의 오버 핏 셔츠, 깔깔이 조끼와 배 바지라고 불리는 플리츠 바지가 주된 의류 아이템이다. 신발은 주로 로퍼(loafers)나 무늬가 새겨진 가죽 신발인 브로그(brogue)가 있으며 액세서리로는 빈티지 시계(vintage watche), 두꺼운 프레임의 안경(glasses with thick frames), 납작한 모자(flat cap), 베레모(beret)등이 있다.
'수사반장 1958' 이제훈 캐릭터 스틸컷 [사진=MBC]
'수사반장 1958'에서 박반장 역의 배우 이제훈은 플리츠 바지에 칼라(collar)가 큰 셔츠를 즐겨 입는다. 김상순(이동휘 분)형사는 시보리(sibori)가 있는 황토색, 초록색의 블루종(blouson)을 즐겨 입니다. 시보리는 고무 밴드처럼 소매나 재킷 밑단을 탄력 있게 조여주는 부분을 말한다. 시보리는 일본어로는 '물기를 꽉 짜다'라는 의미를 지니며 이는 영어로 ‘ribbing’이라고 한다. 한 코 앞뒤로 짜여 있다면 1X1RIB이라고 표기한다. 블루종은 프랑스어인 'blouse'에서 유래되었으며 1950년대 크게 인기를 끌기 시작해 실용성과 활동성이 요구되는 군복, 항공자켓으로 널리 사용되었으며 현재까지 일상복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잇템 중 하나다.
앞으로 펼쳐질 '수사반장 1958'의 그랜파코어 룩은 MZ세대들에게는 오히려 신선함 주고, 16비트 컴퓨터에 삐삐를 허리 춤 차고 다녔던 지금의 AZ(아재)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자극하며 레트로 매력에 빠져 들게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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