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뉴진스의 '버블검(Bubble Gum)'은 28일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조회 수 17,000만회를 육박하면서 소속사들 간의 갈등과 상관없이 글로벌한 K POP의 인기를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뮤직 비디오에 등장하는 캠코더, VHS 비디오, 구형 선풍기, 유리구슬과 같은 소품들은 현재 40~50대 중년층들의 청소년 시절을 소환하며 추억의 향수를 자극한다. 반면, 인스타그램보다 싸이월드가 어울릴 것 같은 배경화면에 투명하고 세련된 모니터와 클래식한 스쿨룩(School Look)을 한 멤버들 손에 쥐어진 아이폰 같은 소품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듯한 묘한 바이브를 연출한다.
음악적 장르는 1950~196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있었던 이지 리스닝 뮤직(Easy Listening Music)으로 편안함과 청취자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부드러운 멜로디가 느껴진다. 또한 드럼, 신디사이저의 업비트하면서 펑키한 시티팝(City Pop)의 요소를 조화롭게 가미한 중독성 있는 편곡이 뉴진스의 전 히트곡의 색깔을 이어 갔다. 시티팝은 1970-1980년대 일본에서 시작된 장르로 일본 경제 호황 시기 때 일본 청년들의 대도시 생활의 모습을 기계음으로 전한고자 한 장르로 현재 온라인 음악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다시금 유행하고 있다.
뉴진스'Bubble Gum' 뮤직비디오 [사진=어도어]
다섯 명의 멤버는 해변에서 화이트 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미니멀한 스쿨룩을 통해 청량함을 연출한다. 화이트 셔츠를 와이셔츠로 발음하기도 하는데 목 부분이 Y자처럼 생겨 와이셔츠(Y-shirts)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white shirt를 일본인들이 와이샤쓰로 발음한 데서 출발한 것이다. 올바른 영어 단어는 드레스 셔츠(dress shirt), 버트다운 셔츠(button down shirt)라고 한다. 드레스 셔츠는 스키르타(skyrta)라는 명칭으로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남성들이 입은 상반신용 속옷에서 출발하였다. 19세기 후반에 앞쪽에 단추를 달기 시작하면서 속옷에서 겉옷으로 변형되기 시작한 것이다. 드레스 셔츠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가 1930년대 미국 배우 캐서린 헵번(Katharine Hepburn)의 매니시룩(mannish look)이 유행하면서 여성들 사이에서도 대유행하기 시작하였다. 소매가 롤업된 짧은 스타일의 흰색 셔츠는 앞으로 뉴진스 셔츠로 불릴 듯 하다.
뉴진스 단체 콘셉트 포토 [사진=어도어]
멤버 중 헤어스타일은 하니의 단발머리와 다니엘의 히피펌이 눈에 띈다. 단발머리는 영어로 bob이라고 하며 이는 로버트(Robert)의 애칭인 Bob과 연관 있다. 1920년대 미국의 패션 리더였던, 유명한 댄서인 아이린 캐슬(Irene Castle)은 자신의 이름을 캐슬 밥(Castle Bob)이라고 소개하면서 짧은 단발머리를 하고 등장하였고 그녀의 헤어스타일이 급속도로 미국 전역에 유행되면서 그녀의 이름이 헤어 스타일 명칭으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옆 라인이 볼에 닿는 하니의 짧은 단발은 아무나 소화하기 힘든 길이이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중단발은 long과 bob을 합쳐 lob이라고 한다.
뉴진스'Bubble Gum' 뮤직비디오 [사진=어도어]
히피(hipi)는 hippie를 짧게 표기한 것으로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청년 운동의 일부로 구조화되고 보수적인 스타일에 반기를 들며 평화, 사랑, 개인적 자유를 중시하는 움직임으로 특히 패션과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무언가 힙한 바이브가 느껴지면 우리는 히피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히피펌은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용어이며 올바른 영어식 표현은 비치웨이브(beach waves)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K Pop wave의 중심에 서 있는 뉴진스의 힙한 음악적 행보를 위해 아티스트들의 평화, 사랑, 개인적 자유가 존중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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