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마지막 날, 노란불 앞에서

2026.01.31

by 그므시라꼬

새벽 5시 30분

한 달에 한 번,

줌으로 북클럽 모임을 하는 날이다.


3년 전 줌에서 만났을 때의

그 어색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생판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나를 드러낸다는 것,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내게 엄청난 도전이었다.

책 한 권 읽는데 꼭 모임이 필요할까

혼자서는 왜 못해?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같이 가면 멀리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우리는 모였다.


사는 곳도, 하는 일도 모두 달랐지만

책 한 권으로 우리는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그 이야기가 또 다른 이야기를 불러오고

또 다른 수다로 이어졌다.


처음엔 책이었다가,

다음엔 미라클 모닝,

그다음엔 러닝,

또 다이어트

참 많은 도전을 했었다.


솔직히 재미도 있었다.

다이어리에 빽빽하게 적힌 체크리스트를 보며

'내가 참 멋지게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작년 독감에 걸린 이후로

체력이 쉽게 돌아오지 않았지만 억지로 하루를 이어나갔다.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하루 루틴을 해내지 못하면

밤을 새워서 해내야 했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를 보면

지금 안 하면 언제 해?

뭐라도 하라고 한다.

정작 나는 나를 돌보지 못하고 있는데

자꾸 뭐라도 하라고 재촉한다.


사실 안 하고 있으니 불안하긴 하다.

이게 맞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어제 북클럽 멤버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번아웃이 온 것 같다고.


건널목을 건널 때 우리는 잠깐 멈춘다.

녹색불이 켜지길 기다리며

노란불에서 잠깐 숨을 고른다.


천천히 걸어왔든,

숨차게 달려왔든

모든 사람은 노란 불 앞에서 잠시 멈춘다.

다음 신호를 기다리면서.


오늘은 3년을 함께 한 북클럽의 마지막 날이다.

아쉽지만,

나의 또 다른 도약과 성장을 위해

나는 잠시 멈추기로 했다.


1월 마지막 날,

우리는 멀리서 서로를 응원하며

감사를 전했고

그렇게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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