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런치작가의 시작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

by 복사꽃향기

인생을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한 번의 고비는 있다.


몇 해 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마음이 너무나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확 잡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완전히 놓아버리고 싶지도 않은 일말의 미련이 나의 발목을 잡는 그런 시기가.


겉으로 보이는 것들에 모든 노력을 해보아도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결국 마무리도, 결정도, 제대로 하지 못한 마음만 어수선한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현실에 안주하지 못한 갈등의 잦음이 혹시나 일상이 되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기면서 오히려 마음의 무게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아~~ 이래서는 안 되겠다.'

먼저 내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과연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으며 또 무엇을 하고자 이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인가 하고.


사실 내가 왜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지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안 되는 걸 알면서 놓지 못하는 내 마음에 있었다. 사람은 때를 알고 그것을 놓을 줄을 알아야 하는데 아닌 걸 알면서 끝까지 붙잡으려는 가치 없는 욕심 때문이었다.


혼란스러운 내 마음의 근본적인 원인을 어리석게도 남한테는 묻지 않아도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대답도 정리도 잘해주면서 정작 내 마음의 문제는 놓는 방법을 몰라 온 정신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20대도 아닌데 갈팡질팡하고 있는 나 자신이 참 어리석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맞는 생각 일까도 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렇게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맬 때는 기본적인 것부터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초심으로 돌아가야만 답이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속에만 품고 있었던 것이 무엇이 있었나를 생각해 보았다.

정신과 몸이 버티지 못하고 있는 지금 재충전의 기회로 삼았다.

고민 말고 행동으로 할 수 있는 리스트를 정리했다.


첫째는 몸을 위해서는 하루만보걷기. 움직여야 흩어진 정신이 정리될 것 같았다.

둘째 정신을 위해서는 책 읽기와 어학공부를 시작했다.


정신과 육체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에 미치자 바로 행동에 돌입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1년을 꾸준히 했다.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과제를 주면서.


몸과 마음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도 조금씩 정리가 되면서 앞으로의 다음 계획도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 내가 평상시에 하고 있었던 일이 무엇이었나 생각하니 그나마 책을 부지런히 읽고 있었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책을 읽어 왔지만 그 기억들이 희미해져 갔고 책내용들이 뒤섞여 도저히 제대로 된 기억들을 소환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독서노트를 쓰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내 기억 속에서 소리 없이 사라져 갔던 값진 문장들을 남길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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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부터 읽은 책의 요점을 독서노트에 정리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책을 읽고 쌓여가는 내용에 나도 모르게 큰 만족감이 생겼고 마음도 정리되어 가는것 같았다.

그래서 매달 4~5권을 열심히 읽어나갔으며 보석 같은 내용들은 꾸준히 독서노트에 길이 남을 멋진 문장들로 채워졌다.

수기로 요점을 정리하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래도 계속해 나갔다.

그러면서 방법을 찾았고 조금 더 의미 있는 글에 집중해 요점의 포인트를 조금씩 더 줄여 나갔다.


계속 달리다 보면 잠시 쉬고 싶은 순간이 온다.

그때는 잠시 멈추고 그동안 적어온 요점들을 처음부터 다시 한번 죽~~~ 읽어 보았다.

와 ~~~ 명문장들만 남았다.


좋은 문장들을 만나다 보면 나도 가치 있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용기를 주기도 했다. 그러다 이 귀한 문장들을 부지런히 적어 우리 아이들에게 인생의 지침서로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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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의 긴 여정의 인생길에 분명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것이라는 생각에 계획에도 없던 또 하나 나만의 바람이 만들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독서노트는 여러 권으로 늘어났다.


그때 든 생각이 이 좋은 글을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시작했고 감사하게도 구독자가 늘어났다.

첫째는 나의 정신적 성장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열심히 글을 올리다보니 내 생각이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엄마의 일대기를 써 보아야겠다는 생각의 전환이 왔다.


엄마의 간병을 도맡아 하면서 엄마의 인생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되었고 집에서 임종까지 지키면서 너무도 치열하게 살아온 엄마의 인생이야기를 자식 중 누군가가 '한 여인이 이렇게 살았었다'라고 말해 준다면 조금이라도 엄마의 인생이 보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때부터 엄마의 인생살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무작정 썼다. 그저 올해 안에 책 한 권을 내겠다는 마음을 그냥 썼다.

그리고 꾸준히 글감도 모았다. 부모님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큰 언니가 가장 많은 글감을 주었다.

그렇게 15편 이상의 글이 만들어져 있을 때 먼저 작가가 된 딸이 브런치 스토리 작가신청 제의를 해 왔다.

또 도전했다.


그전에 지인으로부터 작가신청을 해보라는 말은 들었지만 '내가 무슨!' 하면서 생각도 해보지 않고 시간을 지나왔다. 이번에는 블로그를 하고 나니 왠지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떨어지면 다음에 또 하지 뭐'하면서 기대 없이 담담한 마음으로 신청했다.

처음이라 당연히 떨어지리라 예상했다.

글 한번 써보지 않았던 내가 합격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틀뒤 이상한 문자 한 통이 왔다. 브런치작가에 합격했다는!

이게 무슨 일이야! 거의 90%가 떨어진다는데 내 글 내용이 괜찮았나?


알고 보니 내가 운이 좋아서 된 게 아니었다.

그동안 의도치 않게 해 온 나름의 준비 덕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몰랐다.

차곡차곡 쌓아온 독서의 효과가 하루의 효과처럼 대기만성형으로 나타난 것이다.


책을 읽고 정리한 독서노트가 있었기에 블로그를 열 수 있었고 또 구독자가 생겼으며 엄마일대기를 위한 글까지 준비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출발점은 책 읽기가 내 인생을 바꿔 놓은 것이다.


인생전반전은 그다지 별다르지 않고 반복적인 삶을 살았다.

그런데 인생후반전은 좀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행동했다. 그랬더니 정말 선택하는 만큼 다르게 살아지고 있었다.

기대감 없이 기회가 와서 도전을 했고 그 도전이 나를 작가라는 타이틀을 갖게 해 준 고마운 행운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다행히도 글 쓰는 작업이 내게 잘 맞는 것 같아 그 또한 감사한 시간이다.


나에게 있어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엉키고 설킨 마음을 치유해 주는 상담사 같았으며

여러 대단한 작가님들을 만나면서 나의 삶은 얕은 물일 수도 있었겠다 싶은 마음에 겸손해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자꾸만 속된 마음을 하나씩 비워 내게 되었고 내 마음 또한 정화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도 낙심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말한다. "인생은 살아봐야 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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