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11월)부터 이틀 연속 초미세먼지 '나쁨'이면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지하철 요금 1,250원.
하지만 아침 6시 반까진 1,000원이면 탈 수 있다.
조조 할인을 받았으니까.
그런데, 대중교통에 조조 할인이 적용된 이유가 뭘까?
▦출근시간대 이용객 분산시키겠다던 대중교통 ‘조조할인’... 실효성 있었나
서울시는 지난 2015년에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하면서 대중교통 조조할인 제도를 도입했다. 이른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의 요금 부담을 덜어주면서 복잡한 출근 시간에 승객 분산을 유도하자는 취지였다. 오전 6시 반 이전에 카드를 태그한 승객은 기본요금보다 20% 저렴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조조할인으로 인한 승객분산은 거의 없었다. 시행 뒤 3달 간 통계를 보니 6시 반 이전 이용객은 할인 이전보다 하루 평균 1590명 늘었다. 하루 평균 출근시간대 승객이 20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0.07%)
하루 평균 22만 명이 이 요금할인 혜택을 받는데, 원래 그 시간에 출근하던 이들에게 없었던 혜택을 그저 추가적으로 주는 것에 불과하게 됐다. 가만히 있다가 정책이 바뀌어 운 좋게 하루 239원 정도, 한 해 5만 원 정도의 혜택을 받는 것이다. 적어 보이지만 22만 명으로 계산해보면 하루 5천만 원, 한 해 110억 원을 시에서, 즉 세금으로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 심한 날 대중교통 무료로 이용하게 해준다고?
그런데 이 같이 이용혜택을 줌으로써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려는 정책이 또 나왔다. 지난 5월 2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 3천 명과 함께 광화문광장에 모여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박시장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 대중교통을 무료로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 정확히 말하자면 토론회에서 시민이 제안한 정책이다. 추후에 광장민주주의의 옳고 그름에 대해 논해볼 생각이다- 초미세먼지가 '나쁨' 상태가 이틀 동안 이어질 경우 -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50㎍/㎥를 초과 - '시민 참여형 차량 2부제'를 시행하기로 하고, 시행 날엔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는 것이다.
대중교통 조조할인 정책에서 교훈을 얻어야 했다. 조조할인을 했다고 이용객들이 할인을 위해 움직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며칠을 대중교통 이용을 무료로 한다고 해도 시가 생각한 만큼 절대 대중교통 이용 유도가 되지 않을 것이란 거다. 결국엔 원래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이들이 똑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그날만 미세먼지가 많아서 무료 혜택을 받게 되는 현상이 불 보듯 뻔하게 그려진다. 하루 평균 1000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대중교통. 하루에만 12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14년까지 누적 적자만 각각 6조 7천억 원, 5조 7천억 원에 이른다.
▦문제는 돈. 보기 좋은 떡이 항상 먹기 좋은 건 아니다
재원은 정해져 있는데, 실효성도 없는 정책에 저렇게 많은 돈이 쓰이게 된다. 보기에 좋고 그럴듯하지만 속지 말아야 한다. 저런 재원은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더 배분이 돼야 한다. 문제는 항상 ‘줬다 뺏기’가 매우 어렵단 거다. 누구나 내가 낸 세금만큼, 혹은 세금보다 더 많은 복지혜택을 받길 원한다. 누구나 대중교통 무료 혜택을 받으면 기분은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재원이 결국엔 내 지갑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정책이 이익의 배분으로써의 역할을 다 하는 지를 판단의 잣대로 삼아야 한다는 것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