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타이틀 가져가겠습니다
오랜만에 브런치에서 알람이 왔다. 무슨 일이지? 무슨 일일까?
궁금해하며 알람을 탭 해보았다.
작가님 글이 보고 싶습니다. 무려 60일 동안 못 보았네요 ㅠ_ㅠ
지금도 다양한 작가들이 브런치를 통해 책 출간을 하고 다양한 기회를 만나고 있어요.
작가님도 동참하시겠어요?
친절하면서도 이제 그만 정신 차리라는 숨은 뜻이 느껴지는 알람이었다.
카운트다운까지 해주시다니..
이번 알람을 통해서 처음 브런치 작가 승인 났던 날이 떠올랐다.
한 번의 도전으로 생각보다 빠른 승인 알람을 믿을 수가 없어서
혹여나 실수였다며 취소시킬까 봐 저장 글을 얼른 발행했던 날이 떠올랐다.
그렇게 설레발을 치던 날이 있었는데 사람 마음 간사하다고 이렇게 발행 버튼 한 번 누르기가 힘겨울 일일까.
사실 손을 놓은 것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방학 내내 숙제 하나 하지 않고 개학을 코앞에 두고 있는 아이처럼 그런 찝찝함이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숙제의 기한과 숙제의 종류가 정해져 있지만
나는 기한과 글의 개수도 정해져 있지 않았고
쓰면 쓰는 것이고 말면 마는 것이었다.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그 속에서 해결하면 되는 것이었다.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글을 많이 읽어봐야 한다고 해서
의식적으로라도 글을 더 많이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그럴수록 더욱 쭈구리가 되는 나를 발견했다.
필력이라는 말을 써도 될까?라고 생각을 할 만큼
‘아 저런 사람들 정도 되어야 글이라는 걸 쓰는 거구나’
그렇게 점점 뒤로 후퇴하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글감이 떠오르면 얼른 카톡창을 열어 잊어버리지 않게
몇 글자 써두는 정도로 위안 삼았다.
그렇게 저장해둔 제목만 수두룩하다.
방학 숙제로 워드를 치며 글을 매일 쓰는 딸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숙제로 주신 글감은 이미 다 쓰고도 쓸 글이 많다며
하루에 두 개씩 쓰는 날도 있다.
어쩜 저렇게 거침없이 쓰는 걸까
아이라서 그런 걸까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어서일까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지 않아서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남에게 평가받지 않아도 되며
오로지 본인의 의지로 하고 싶어서 즐겁게 쓰기 때문일 것 같다
나도 발행하지 않고 서랍 속에 꼭꼭 숨겨둘 글을 쓴다면
거침없이 써질까?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친절하게 알려준 브런치팀에게 외치고 싶다.
이제 알람 보내는 수고로움 없게 할 테니
브런치 작가로 남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