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자라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며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다.
'공부는 학교에서 배우는데,
마음은 어디서 배울까?'
아이가 울 때마다,
화를 낼 때마다,
이유를 알 수 없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되묻곤 했다.
'이럴 땐 어떻게 도와줘야 하지?' '
내가 해주는 말이 도움이 되고 있을까?'
그럴 때마다 느낀 건,
감정을 다루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내 감정도 버거운데
아이의 마음까지 읽어야 하니까
요즘 교실에서는
조금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음을 배우는 시간'이 이야기되고 있다.
아이들은 국어와 수학처럼
'감정 읽기'와 '마음 돌보기'를
배우고 있다.
나는 올해 수석교사로서
이 '사회정서학습(SEL,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을
그림책 수업에 녹여보았다.
아이들과 함께
감정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읽고,
등장인물의 마음을 이야기하며
서로의 감정을 나누었다.
놀라운 건 아이들의 변화였다.
이전보다
친구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했고,
"선생님 마음도 조금 알 것 같아요."라는 말에
나 역시 미소가 지어졌다.
SEL은 아이들이 감정을 읽고 다스리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는 교육이다.
이 배움의 출발점은 다섯 가지 마음의 근육으로 나뉜다.
① 자기 인식 –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힘
② 자기 관리 – 그 감정을 다스리는 힘
③ 사회적 인식 –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는 힘
④ 관계기술 – 서로 다름 속에서도 관계를 지켜가는 힘
⑤ 책임 있는 의사결정 –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현명하게 선택하는 힘
이 다섯 가지는
결국
잘 살아가기 위한 마음의 기술이다.
시험 점수에는 나오지 않지만,
삶을 단단히 붙잡아주는 힘은
여기서 자란다.
하지만 SEL의 진짜 시작점은
교실이 아니라 가정이다.
엄마 아빠의 말투, 표정,
하루의 대화 속에서
아이들은 감정을 배우고 관계를 익힌다.
"괜찮아."
"화가 났구나."
"속상했지."
이런 말들이 바로
아이의 정서 어휘가 된다.
감정은 눌러 참는 것이 아니라,
이름을 붙여 이해해야 하는 것임을
아이들은 부모의 언어로부터 배운다.
나는 교사로서 아이들을 만나고,
엄마로서 내 아이를 키우며,
이 다섯 가지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일 느낀다.
교실의 아이들은 내게
'공감'을 가르쳐주고,
집의 아이들은
내게 '자기 관리'를 가르쳐준다.
결국 나는 아이를 가르치면서
아이를 통해
나 자신을 배우는 사람이 되었다.
〈마음이 자라는 집>은
그 배움의 여정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다.
이곳에서는
어려운 교육 용어 대신
하루의 밥상 위에서
잠들기 전의 대화 속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익혀가는
마음의 언어를 다룬다.
감정은
문제의 신호가 아니라
성장의 신호이고,
공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관
계의 기술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마음을 돌보는 법,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자라게 하는 법을
함께 배워가려 한다.
아이의 마음이 자라면
그 곁에는 언제나
부모의 마음도 자란다.
오늘도 우리는,
함께 배우며
자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