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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민 Jan 20. 2018

[D+6 세계일주 – 인도, 마날리]

인도에서 밤에는 일찍 일찍 다닙시다

[D+6 세계일주 – 인도, 마날리]

전 날 과음에 해장이 필요했다. 티벳 음식인 모모 수프를 먹으러 갔다. 우리나라 만둣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맛은 요리 못하는 새댁이 만든 것 같은 맛이다. 계란을 추가하는데 10루피. 200원. 모모는정말 맛있다. 내가 처음 모모를 알게 된건 아이슬란드 여행 시 레이캬비크에 있는 라면집 '모모 라멘' 때문이다. 라면집 주인이 티벳 사람이였다.

짐을 꾸리고 바쉬쉿으로 이동한다. 빠하르간지 때 보다 훨씬 빠르고 여유 있게 짐을 챙겼다. 이틀 동안 정들었던 lillys inn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오토릭샤를 타러 올드 마날리를 내려갔다. 빨리 네팔 트래킹을 마치고방한용품들은 다 한국으로 보내버리고 싶다. 무겁다.

릭샤 흥정은 이제 내 몫이다. 올드마날리에서 바쉬쉿까지 200루피 성공. 인도인들과 흥정할 때는 그냥 다른 사람 찾아보라고 할 때까지 깎는다.그럼 그때부터 흥정의 시작이다. 

바쉬쉿 도착. 역시 엄청난 교통체증. 오토릭샤 기사가 갑자기 뒤돌더니 내려서 가라고 하더니 교통체증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으니 50루피 더 내라고 해서 싸우려다가 돈은 내지 않고 그냥 여행 동행이 내리자고 해서 25kg 가방을 메고 언덕을 올랐다. 내 도가니 살려줘. 
난 이제 젊지 않다. 더 늦기 전에라도 떠난 게 어딘가.

바쉬쉿에서 꽤 좋은 숙소를 잡았다. 개인 발코니가 있어 히말라야가 보이고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 하루에 700루피. 500루피짜리 방도 있었으나 전경도 좋지 않고개인 발코니가 없었다. 발코니에 앉아 비리 담배 한 대 피면서 강을 바라보는건 정말 기분 죽인다. 

근처 로컬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올드 마날리와 아주 많이 가격이 차이가 난다. 바쉬쉿이 매우 저렴하다.

마날리에 있는 외국사람들은 모두 히피 느낌 내기 페스티벌에 참가하려는 선수들 같다. 의상, 표정, 맨발, 장신구 등 오히려 어색하다. 신발을 신지 않은 인도인들은 많이 없다. 근데 그들은 신발을 신고 있지 않다. 히피 히피 히피요!

 

카페에 있는데 버스에서 만난 친구가 사촌과 마날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보자고 연락이 왔다. 곧 30분 뒤 도착한다고 했고, 나도 그쯤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건 나의 착각.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그 많던 오토릭샤 택시가 하나도 바쉬쉿에 없는 것이다. 뉴 마날리까지걸어야 하다니. 그것도 크록스를 신고 가야 한다. 일단 시간이 없으니 서둘러 걸어갔다. 또다시 경적, 매연, 인파와전쟁. 발에 물집이 잡혔다. 꼭 크록스를 신으면 많이 걷는다. 

결국 약속 시간에 45분 늦었다.너무 미안했다. 친구는 이해해줬다. 인도 레몬음료수 림카 한잔 마시고 마날리의 보물 데어달 숲을 지나 올드 마날리에 도착했다. 

이틀 동안 올드 마날리, 바쉬쉿을걸어서왕복한 여행자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욕나온다.

올드 마날리에서 사촌과 내가 알려준 치맥을 하며 다양한이야기를 했다. 사촌은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캐논 필름 카메라로 마날리를 촬영하고 있었고, 그림 그리는 아티스트였다. 나를 배려해 영어로대화해줘서 그나마 조금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올드 마날리의 라이브 카페에서 맥주 한 잔 더 마시고이제 바쉬쉿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토릭샤에게가격을 물어보니 600루피로 배짱 부린다. 난 호기롭게 걷기로했다. 

힘들었다. 다리가 아프기보다 좀지쳤다. 며칠간 너무 많이 걸었다. 걷다가 배고픔이 밀려와 아무 곳이나 들어가 카레를 먹었다. 80루피. 너무 맛있다. 밥먹으면서 인도 사람들이 주먹질하며 싸우는것을 봤다.

밤 10시가 넘었다. 인도에서밤 10시에 혼자 밤거리를 걷기란 참. 난 바쉬쉿도 올드마날리처럼 밤 10시가 넘어도 화려할 줄 알았다. 그건 나의 또 착각.

강 옆 도로를 지나 바쉬쉿을 올라가는 길엔 불빛이 없었다. 칠흑과 같은 밤이고 도로였다. 그래도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도로 깊은 곳에 들어왔을 때 '무섭다'라는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 

핸드폰으로 라이트를 킬 경우 범죄대상에 노출될 것이고, 아무것도보이지 않는 밤거리를 걷는 건 공사나 하수구등 너무 위험했다.

판단을 하고 그 자리에 멈춰 처음으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다. 이따금지나가는 차들은 고개를 저으며 지나갔다. 가끔 히치하이킹이 편하다는 여자여행자의 말이 생각났다. 남자는 절대 안되는구나.

그 떄 장발에 강하게 컬을 주고 멋진 가죽재킷과 인도 오토바이 로열 엔필드를 타고 올라가던 인도 남자가 날 보더니 쌩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내려오더니 타라고 했다. 오 신이시여. 

그는 나를 숙소 앞까지 오토바이로 데려다 주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고맙다고 90도로 인사하니 그는 나를 보고 고개를 우로 한번 꺾더니 다시 내려갔다. 멋진 형. 집에 들어와서 샤워를 하고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라고 생각하며 긴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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