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기 시작한 마음

멈춰 있단 내가 다시 흐르려 한다.

by soom lumi


한동안

모든 것이 멈춰 있는 것 같았다.

감정도, 생각도, 움직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내 안에서는 끊임없이 무언가 무너지고 있었고

그 무너짐조차 ‘느낌’이 아닌 ‘사실’처럼 느껴졌었다.


그래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숨만 쉬었다.

버티는 듯, 살아내는 듯.


하지만 며칠 전부터

작은 기척이 들리기 시작했다.

말을 걸어오듯 스치는 노래,

괜히 눈물이 나는 순간,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도 있었던 장면들이

이상하리만치 오래 마음에 남았고,

그 남은 잔상이

내 안의 어딘가를 흔들었다.


그 흔들림이

아주 작은 파문이 되어

멈춰 있던 마음을 깨웠다.


어쩌면 이건

다시 시작하려는 예고였는지도 모르겠다.

계절이 바뀌고, 빛이 달라지고,

익숙했던 자리를 다시 낯설게 바라보게 되는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한 건,

상황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흐르려는 마음을 억누르지 않기로 했다.

조금은 서툴고 느려도

이제는, 다시.

내 안의 바다가 출렁이기 시작하니까.




당신은 요즘, 어떤 감정이 스스로를 깨우고 있나요?


이전 06화감정의 첫 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