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은 하루를 살고 있다고 믿었다.
같은 날을 지나고,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같은 장면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하루는
같지 않았다.
한 사람에게 하루는
지금을 견디는 시간이었고,
다른 한 사람에게 하루는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같은 아침을 맞았지만
한 사람은
오늘을 어떻게 버틸지를 생각했고,
다른 한 사람은
오늘이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같은 메시지를 읽고도
한 사람은
그 말의 온도를 붙잡으려 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말이 남기지 않을 흔적을 먼저 떠올렸다.
그래서 하루는
겉보기엔 같았지만
쌓이는 감각은 달랐다.
한 사람에게는
사소한 말 하나가
하루를 오래 머물게 만들었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같은 말이
그저 지나가는 소음처럼 남았다.
같은 장면을 기억하면서도
어떤 날은
한쪽에게만 선명했고,
다른 쪽에게는
이미 흐릿해져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하루를 살았다고 말하면서도
서로 다른 하루를 기억하고 있었다.
착각은
거창한 오해에서 생기지 않는다.
“우리는 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
“우리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어.”
“우리는 같은 하루를 살고 있어.”
이 믿음이
조용히 쌓여 만들어진다.
하지만 시간은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누군가는
하루를 오래 붙잡고 살고,
누군가는
하루를 빠르게 넘기며 산다.
그래서 같은 하루라도
누군가에게는
머무는 시간이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나가는 시간이 된다.
문제는
우리가 그 차이를
늦게 알아차린다는 점이다.
같은 하루를 살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서로의 속도를
확인하지 않았고,
서로의 무게를
묻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렇게 느끼게 된다.
“우리는
정말 같은 하루를 살았던 걸까.”
그 질문이 생기는 날,
비로소
하루의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나눈 말들,
함께 보낸 시간들,
겹쳐졌다고 믿었던 기억들.
그 모든 것이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는 사실.
같은 하루를 살았다는 착각은
서로를 속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를 믿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감각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같은 하루를 살고 싶었고,
그래서
같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같은 날을 살았다고 해서
같은 하루를 산 것은 아니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