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의 미지와 낮잠

2026년 4월 3일의 마음

by 슴도치


지금 나의

마음은

칠흑 같다.


점심밥을 먹고

낮에 잠이 들었는데

깨고 나니


사위가 깜깜하여

세상이 모두 끝난 것

같은 어두컴컴함.

어제는

술이 과했다.


그와 가진

첫 술자리.


숯처럼

진한 눈썹을

가진 그는

얼굴도 새까맣다.


그도

칠흑을 닮았다.


우리는 함께

좋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그는 다음 날

원래부터 없던 사람처럼

사라졌다.


별도 달도

뜨지 않은

밤처럼.


그날

나는 거실의

찬 바닥에서

잠이 깨었다.


사방이 깜깜하여

세상이 끝난 지도

몰랐다.


나는 네게로 갔다.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너를

한 품에 안았다.


너는 이제 막

태어난

별 같다.


너는 나의

가로등 없는

마음을

알지 못한다.


배신감과

영영 알 수 없는

의문에 대해.


그러나

너의 숨소리는

나를 진정시킨다.


나는

술 냄새가

나지 않도록

돌아누웠다.


숯댕이로

내 마음을

검게 칠한

남자는 다음날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그 도주의 이유를

영영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우주에 대해

완전히

알지 못하듯.


사람과

사람은

서로


멀리 떨어진

행성 같다.


이쪽 행성에서

저쪽 행성으로

가는 길은

미지未知의 길이다.


깜깜하고

소리도 없는

진공의 상태.


너는

잘도 잔다.


너의 말간 이마를

내려다보며


그러나 나는 딱

그만큼만 알게 되면

좋겠다고


잘도 잔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