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던 화분이 더 이상 꽃을 피울 수 없음을 알게 될때

by 수크

아끼던 화분이 하나 있었다.


일 년 전쯤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발견한 꽃집에서 산 화분이었다. 회사라는 삭막한 곳에서 키우기 시작했지만 물도 주고 햇볕도 가끔 쐬게 해 줬다. 잘 키워서 나중에 꼭 분갈이를 해줘야지 생각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화분을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었기에, 잘 키울 수 있을까 줄곧 나를 의심했지만 그래도 한번 키워보고 싶었다. 꽃 핀 모습을 볼 생각에 기쁘고 설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정이 들었는지 마음을 다해 키우게 되었다.


그러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지내도 화분에서는 꽃이 피지 않았다.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인터넷에 찾아보고 꽃을 잘 아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다들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물을 주면 잘 자라고 시간이 되면 꽃도 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생각이었을 뿐. 모든 화분이라고 해서 꽃이 피는 건 아니었다. 나는 꽃이 피지 않을 수도 있음을 몰랐던 것이다.


그 당시 나는 꽃집의 많은 화분들 사이에서 하나를 고르려고 서성거렸던 걸로 기억한다. 주인아주머니가 추천해 주던 화분들을 고르지 않고 나는 내 눈에 들어오는 화분을 골랐다. 그 당시에는 그 화분이 가장 좋아 보였다. 줄기가 튼튼해 보였고, 물을 머금고 있는 게 생기 있어 보였다.


꽃을 피우지 못한 결과가 순간에 화분을 잘 못 골라서, 운이 안 좋아서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없을지는 일 년을 함께 지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잘못한 점이 있다면 어떤 꽃을 피울지, 꽃을 피울 수 있는 화분인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막연하게 잘 보살펴주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믿음은 어쩌면 바보 같아 보였을지도 모른다.


한 해를 지나 이제 여름이다.

아끼던 화분을 더 이상 돌볼 수 없음에 가슴 아픈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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