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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고 Soomgo Sep 09. 2017

숨고 인터뷰) 배우 이태진 고수를 만나다

[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8번째 사람

배우로서 제 좌우명이 있어요.
되면 감사하고, 안 되면 당연하다.



숨고가 만난 여덟 번째 사람 

배우, 이태진
혹은
숨고 연기 레슨 고수, 이태진


고수님은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저는 올해 연극 영화학과를 졸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고 있어요. 영화, 드라마와 광고, 사진 촬영 등 여러 가지 영역에서 다양하게 활동 중이에요. 최근에는 네이버 TV 캐스트 <Eternal Love>에서 남자 주인공으로 촬영을 했어요. 그리고 현재는 내년에 개봉하는 김광식 감독님의 <안시성>이라는 영화에 작은 역할이지만 캐스팅되어 촬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가 특별할 것 같은데요?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자동차 영화관에 간 적이 있어요. 자동차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게 처음이라서 정말 설레었죠. 그때 상연한 영화는 실베스터 스탤론이 출연한 재난 영화 <데이라이트>였는데, 재난 영화 장르가 늘 그렇듯 주인공이 주어진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을 구해내잖아요. 어린 마음에 그 모습이 정말 멋져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막연하게 진로를 정하게 되면 배우가 돼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할 때 배우가 되고 싶으니깐 당연히 예고에 가야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기 입시를 준비하고, 예술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대학교도 역시 연극 영화학과에 진학했어요. 말하자면 정석적인 코스를 밟아서 배우가 된 거예요.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정말 쉽지 않았어요. 전국에 정말 배우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고등학교랑 대학교에 입학할 경쟁률이 만만치 않았어요. 연극 영화학과 입시 준비할 때는 50:1의 경쟁률, 연극 영화과 수시는 100:1의 경쟁률이었죠. 고등학교 때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입학했는데, 대학 입시는 더 치열했어요.

저는 대학교를 3수로 입학했어요. 재수할 때 원서를 넣은 대학교 중에 한 곳이 예비번호 3번이었는데, 전년도 기준으로 예비번호가 3번까지 빠져서 “합격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바로 제 앞 번호에서 합격이 끝나서 저는 불합격했어요. 그리고 같이 입시한 친구는 예비 2번으로 합격해서 충격이 좀 있었어요.

그래도 저는 긍정적인 성격이에요. 당시에 지원했던 학교는 떨어졌지만 “합격의 문턱에 다 왔는데, 거의 붙었던 건데 떨어졌네.”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생각하니깐 희망이 생기고 조금만 더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다행히도 부모님께서도 제가 하고 싶은 일하면서 지내길 바라셔서 제 꿈을 응원해주셔서 끝까지 희망을 놓치지 않았어요. 그리고 연극 영화과에 합격해서 이렇게 졸업을 하게 됐죠.



태진 고수님은 항상 도전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백조는 호수 위를 우아하게 유영하지만, 물속에서는 정말 열심히 발길질을 하잖아요. 배우는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정말 많이 받지만, 그 배역을 따내기 위해서 물속에서 수도 없이 발길질을 해요. 작은 역할이라도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이에요. 작은 역할이지만 100:1, 1000:1의 경쟁률을 통해서 뽑혀요. 

지금까지 했던 역할들도 수많은 오디션 끝에 하게 된 거예요. 오디션을 보게 되면 사실 붙는 경우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아요. 저만 배우의 꿈이 있는 건 아니니깐요. 그런데 대부분의 배우 지망생들은 반복적인 실패에 좌절하고 "이 길이 아니다."하면서 돌아서요. 하지만 저는 배우로서 좌우명이 있어요. 바로 “되면 감사하고, 안되면 당연하다.” 에요. 오디션에서 붙으면 감사하고 안되면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교만해지지 않을 수 있어요. 



연기 레슨을 하계 된 계기는?


현재 배우로 활동하게 되었지만 사실 다른 꿈도 가지고 있어요. 그 이유가 바로 제가 숨고에서 연기 레슨을 하게 된 건데요. 예전에 연기 입시 학원/연기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어요. 이전에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점에 매력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강의를 진행하다 보니 정말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잠깐 대학원 진학을 고민했지만, 교육자가 되기 위해서 정식 루트가 있는 건 아니잖아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지 간에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게 중요한 거니깐요. 오디션과 촬영이 종종 있어서 레슨을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교육자의 꿈을 이루어 나갈 수 있어서 좋아요.



연기 레슨을 진행하는 건 어떠세요?


사실 배우라는 직업은 프리랜서에 가까워요. 일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있죠. 그래서 보통 배우들이 알바를 많이 해요. 저는 전공을 살리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는데 레슨을 진행하게 되면서 제가 하고 싶은 교육자의 꿈을 이루어 나가고 있어요. 어딘가에 속해있으면 오디션이나 촬영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은데, 고수로 활동하면 유동적으로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어서 좋아요. 교육자로 일하는 건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 이상으로 항상 많이 얻어요. 배우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수강생들의 열정에 자극이 되고, 슬럼프일 때도 초심을 다시 잡을 수 있어요. 레슨을 하면서 제가 더 많이 얻어서 민망하지만 가르치는 것 이상으로 좋아요.



이런 질문 식상할 수도 있지만, 태진 고수님에게 연기란 무엇인가요?


전혀 식상하지 않아요. 이 질문은 배우로서 계속해서 생각하고 자신에게 물음표를 던져야 해요. 그리고이 질문은 연극 영화과에 재학 당시 수업에서 교수님께서도 끊임없이 물어보시던 질문 중 하나에요. 그만큼 이 질문의 답이 중요하고 정의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거겠죠. 저에게 연기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자극과 반응' 이에요. 제가 생각해낸 말이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연극 영화과에 다닐 때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에요.

당시에 이 말을 정확히는 아니지만 어렴풋이 이해했지만 지금은 이 말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요. 자극에 대한 반응이 얼마나 섬세하고 구체적인지에 따라서 배우가 영화나 드라마를 더 좋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훌륭한 반응은 주어진 상황을 뛰어넘는 아우라를 만들고, 좋은 배우는 대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죠. 왜냐하면 어떻게 자극하고 반응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은 비록 연기에 대해서 저만의 언어로 정의를 내린 건 아니지만 저는 이 말을 정말 좋아해요. 시간이 흘러 좋은 배우로 성장해서 자극과 반응에 대해서 말이 아닌 몸으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그렇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할 거예요.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일단 가까운 계획은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안시성> 스케쥴이 내년 1월까지 있어요. 그리고 당장 내일은 교육 영상 광고 촬영이 있어요. 그리고 또 숨고의 고수로 조금 뒤에 아역 배우 친구에게 연기 레슨 강의를 하러 가야 해요.

배우이자 동시에 교육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얼마 안 되었지만 저는 한 명의 배우이자 교육자로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배우로 그리고 좋은 교육자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갈 거예요. 무엇보다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믿고 보는 이태진!'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 '이 사람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는 무조건 봐야 해. 이태진이라는 배우는 그런 아우라를 가지고 있어.'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렇기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제 좌우명처럼 '되면 감사하고, 안되면 당연하다.'라는 마인드로 전진해 나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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