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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고 Soomgo Oct 14. 2017

숨고 인터뷰) 포토그래퍼 김규형 고수를 만나다

[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9번째 사람

사진은 문화와 사회를
이어주는 종합예술이에요.

포토그래퍼 김규형 작가의 사진 <서울스냅>


숨고가 만난 아홉 번째 사람 

포토그래퍼, 김규형
혹은 
숨고 사진촬영/편집 레슨 고수, 김규형

포토그래퍼 김규형 작가의 사진 <서울스냅>


어떤 계기로 사진을 찍게 되었나요?


저는 제 자신을 표현하는 걸 좋아해요. 제 생각을 결과물로 만들고 소통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처음 시작한 건 그림이었어요. 그림을 그리는데 머릿속에 표현하고 싶은 건 많은데 그림으로 나타내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그림 그리는 걸 잠시 접고, 다른 걸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도한 게 사진이었어요. 사진은 그림 그릴 때와 달리 찍으면 찍을수록 즐거웠어요. 사진이 저한테 꽤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아, 나는 그림보다는 사진이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고 그때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죠. 


사진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하시다니.. 정말 멋져요! 언제부터 사진작가로 일하셨나요?


학부 때는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고, 석사 때는 광고를 공부했어요. 대학원 졸업 후에는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 다양하게 일했어요. <서울스냅>을  처음 작업할 때도 광고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요.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는 직업을 바꾸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취미로 시작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여 사진을 찍고 주말에는 사진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당시에 주말에는 잠도 안 자고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녔거든요. 주말에 시간을 투자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 작업이 깊어지다 보니, 사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적게 느껴졌어요. 주 중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주말에는 사진을 찍는데, 어느 하나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고 이것도 저것도 안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취미로 시작했지만 저한테 그만큼 사진이 중요했거든요. 그래서 사진을 그만두던지, 회사를 그만두던지 결정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는 과감하게 올해 4월에 회사를 그만두고 사진작가로 온전히 전향해서 사진을 찍으면서 즐겁게 작업을 하고 있어요.


포토그래퍼 김규형 작가의 사진 <서울스냅>


사진을 찍으면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요!


사진작가로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한번 있었어요. 예전에 호주에서 1년 6개월 정도 지낸 적이 있어요. 자연이 숨 쉰다고 해야 하나(?) 워낙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라 지낸 동안 정말 즐거웠어요. 호주에서도 사진 작업을 많이 했는데 의도하지 않아도 좋은 사진이 완성되더라고요. 아무렇게 찍어도 전부 버릴 사진이 없었어요. 지금까지 찍었던 사진보다 더 예쁘게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사진을 찍을 때마다 결과물이 예뻐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문득 좋은 사진이 나오는 건 "내 실력보다는 호주의 아름다운 풍경 때문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기가 아닌 다른 곳도 찍어보자."라는 생각을 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을 찍기 시작했죠.

호주에 다녀온 후로 “서울을 기가 막히게 찍어보겠다.”라는 생각뿐이었어요. 호주의 아름다운 풍경에 도전 의식을 받아서 서울을 찍게 된 거니까요. 그 뒤로 서울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어요. 그리고 한참 뒤에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촬영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돌려보는데, 사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서울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있었어요. 무의식적으로 "호주에 지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했나 봐요.

서울 사진을 찍었지만 서울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아서 서울의 아름다움을 못 보고 지나쳤던 거였어요.서울은 충분히 아름답고 좋은데, 꾸며내려고 하니깐 어색하고 진정한 서울을 놓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사진을 찍는 방식을 바꾸고 사진을 다시 찍었어요. 이때가 기회가 되어 오프라인 사진집을 출판했어요. 그게 바로 <서울 스냅>이에요.


포토그래퍼 김규형 작가의 사진 <서울스냅>

사진작가로 기억에 남는 작업은 언제인가요?


에어비앤비(airbnb)와 함께 작업했던 기억이 남아요. 당시에 에어비앤비 뉴욕 본사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서울의 디자인 스팟을 촬영을 같이해보자는 내용이었어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서디페)가 진행되기 전에 디자인 스팟 20곳을 지정해서 한 공간에 한 명의 아티스트가 캠페인을 진행하고 소개하는 작업물을 만드는 거였어요. 본사에서는 제가 프로젝트를 하기에 서울을 잘 이해하고, 찍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때가 온라인에서 서울 스냅으로 알려질 때였거든요. 이 계기로 에어비엔비와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사진작가로 활동하시면서 정말 바쁘게 보내시고 계신데, 사진 촬영/편집 레슨도 진행하고 계시네요!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나요?


사진 강의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냥 사진작가로 활동하다 보니 주변에서 비슷한 질문을 항상 하시거든요.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나요.”, “독립출판은 어떻게 하나요?” 같은 질문들이요. 처음에는 사진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진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필요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런 질문들을 "알려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 "다른 사람들도 알 수 있다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레슨을 자연스럽게 진행하게 되었어요. 요즘은 사진 작업에 집중하고 있어서 레슨을 자주 진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리되면 다시 강의를 할 예정이에요.

포토그래퍼 김규형 작가의 사진 <서울스냅>


많은 분들이 물어볼 것 같은데, 사진을 잘 찍는 고수님만의 꿀팁이 있나요?


맞아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그런데 사실 저도 사진을 독학으로 배웠어요. 그러다 보니 누군가에게 사진 잘 찍는 법을 알려드리는 게 민망해요. 저도 사진에 대해서 배워가고 있고,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항상 새롭거든요. 그런데 몇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있어요.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레퍼런스들을 찾아서 보는 걸 추천해요. 이미 지나 사진에서 구도나 연출이 좋다고 생각이 드는 레퍼런스들을 계속해서 찾아보는 거예요. 계속 레퍼런스를 찾다 보면 어느덧 자신에게 맞는 사진 찍는 방법이나 좋아하는 스타일들을 알게 돼요.

두 번째는 사진을 무작정 찍는 거예요. 사진 찍는 법을 정의 내리는 것보다 이렇게 사진을 무작정 찍는 게 중요해요. 저도 사진을 정말 많이 찍어요. 아니 매일 찍죠.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디카나 DSLR 같은 전문 장비가 있어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핸드폰만 있어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저도 실제로 자주 사용하는 건 아이폰이에요.


포토그래퍼 김규형 작가의 사진 <서울스냅>


고수님에게 사진이란 무엇인가요?


음... 저에게 사진은 종합예술이에요. 사진은 사회와 문화를 연결하는 강력한 시각적인 언어이자 메신저에요. 요즘 시대에 맞는 핵심 커뮤니케이션이죠. 그래서 저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공부하고 있어요. 그리고 사진은 이미지 한 장으로 절대 설명되지 않아요. 사진을 찍는 사람도, 사람을 보는 사람도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사진은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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