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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고 Soomgo Oct 21. 2017

숨고 인터뷰) 금속 공예가 이상직 고수를 만나다

[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17번째 사람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는
공예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어요.

금속공예가 이상직 고수님



숨고가 만난 열일곱 번째 사람 

금속공예가, 이상직 
혹은 
숨고 금속공예 고수, 이상직

100년 만의 만남 대견사_ 이상직 고수님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금속공예가 이상직입니다. 저는 지금 금속공예가로 일하면서 대학에서 금속공예학 수업을 출강하고 있으며, 공방 운영을 17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개인 금속 작업과 레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수님께서 정말 베테랑이신데요! 어떤 계기로 지금의 일을 하게 되셨나요?


저는 대학교를 재수했었어요. 미대에 입학하기 전 일반 인문계열의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처음 대입을 준비할 때 미끄러져서 재수를 하게 되었죠. 처음에는 미술을 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당시에 어울리던 친구가 같이 미술을 시작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그전까지 미술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친구의 권유를 계기로 시작해보니깐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죠.

당시에는 금속공예학과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어요. 저는 당시에 산업 미술학과에 진학을 해서 제품부터 인테리어까지 산업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를 했었죠. 산업디자인이라는 분야 안에 여러 가지 디자인이 또 나눠져서 다양하게 배웠는데 당시에 산업 미술학과가 제 적성에 잘 맞았어요. 금속 말고도 도자공예, 목공예 같은 여러 가지 공예 분야를 배웠는데 그중에서 금속공예가 제일 좋아서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죠. 


이상직 고수님의 금속공예 공방


원래 미술을 꾸준히 준비하셨던 건 아니셨네요?


그전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 미술부도 아니고 미술학원을 다니던 학생도 아니었으니깐요. 그런데 미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니깐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요. 재수를 하면서 10개월 동안 하루에 2시간씩 자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서 제가 미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매일매일 열심히 공부하면서 시간을 내서 그림도 같이 그렸어요. 신경성 원형 탈모가 올 정도로 예민하고 힘들었는데 그래도 다시 생각해봐도 즐거웠던 때에요.


대학을 졸업하시고 바로 공예가로 활동을 시작하신 건가요?


그렇지는 않고 저는 좀 더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학부에 있을 당시에는 다양한 디자인 분야를 배우다 보니 전문성이 좀 떨어지는 게 있었죠. 사실 일본이나 스위스 독일 같은 곳으로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어서 2-3번 준비를 했었는데, 여건이 안 돼서 중도에 포기하고 국내 대학원을 졸업했어요. 아쉽기는 하지만 후회되진 않아요.

제가 학교를 다닐 당시와 비슷하게 금속공예 해외 유학이 많지 않았어요. 저의 스승님이신 금속공예가 김창수 교수님은 스위스 유학을 다녀오셨어요. 계명대학교 교수님으로 계시다가 제가 대학원 첫 수업을 나갈 때 정년퇴임하시고 대구에서 금속공예 작업을 하시면서 저도 많은 자극을 받아서 계속 이 일을 하게 되었죠.


이상직 고수님의 금속공예 작품


지금 하고 계신 금속공예 레슨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지금은 대부분의 공방에서 수강생들을 받아서 레슨을 진행하지만 제가 공방을 운영할 때만 해도 그런 게 많지 않았어요. 공방을 운영하면서 수강생을 받지 않고 작업 용도로만 사용을 했어요. 직업 훈련학교 이후에, 차츰 레슨을 진행하면서 제가 강하게 느낀 건 바로 대학교 교육이나 직업교육에서 커리큘럼이 전반적으로 쇠퇴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교육자로 많은 사람들에게 본질적인 교육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대학 강의와 함께 레슨도 진행하고 공방에서 많은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 부분에 염증을 느끼고 생각 끝에 2-3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 지원을 공예 아카데미 설립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진행 중에 6-7개월 만에 접게 되었지만 지금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준비 중이에요.


금속공예는 어떤 학생들이 배우고 있나요? 


레슨을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은 크게 두 경우로 나누어져요. 첫 번째는 금속공예학과나 산업디자인 학과를 전공한 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서 배우러 많이와요. 두 번째는 20-30대 직장인이에요. 요즘은 30대 후반 40대 정도 되면 평생교육을 위해서 혹은 노년에 공방을 차리기 위해, 또 그밖에 창업을 위해서 다양한 이유로 미리 배우시는 분들이 많죠. 그 밖에도 금속공예에 관심이 있어서 금속공예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등 레슨을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의 이유도 다양해요.


금속공예 레슨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금속공예를 처음 접하시든지 중요하지 않고 저는 6개월 정도 꾸준히 배우길 추천드려요. 다른 작업에 비해서 다루기 어렵고 정량적이면서도 정성적인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짧게 배우기는 어려워요. 일주일에 2번 정도 3-4시간씩 수업이 진행돼요. 기본부터 자세히 알려드리죠.

그리고 저는 1년 전부터 공방을 대학교 실기실처럼 오픈하고 있어요. 주말에도 시간을 내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곤 해요. 공방의 재료들은 워낙 구비하고 있기 어렵고 고가의 시공 기계들이 많아요. 그런데 어떤 작업을 하는지에 따라서 도구나 기계가 필요할 때가 있어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빌려드려요. 그 밖에도 저에게 들어오는 외주작업 중에 간단한 작업물을 만드는 것들은 수강생들이나 공방을 사용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넘기고 있어요. 제가 할 수도 있지만 직접 외주 작업을 해보면서 실력을 빨리 익힐 수가 있거든요. 레슨에서 진행하는 기본 실습 이외에 응용해서 직접 만들 수 있다면 아주 좋거든요.


이상직 고수님의 금속공예 작품


고수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금속공예란 저에게 특별한 게 없는 일상생활 속에 행동이에요. 밥을 먹거나 잠을 자듯이 저에게 일상 중 하나죠. 저는 금속공예가로 일하는 게 너무 좋고 즐거워요. 지금은 모 대학에서 4학년 졸업 작품을 진행하고 있어요. 지금이 한참 졸업작품을 제작할 시즌이라서 학생들이랑 학교나 제 작업실에서 밤도 같이 새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학생들이랑 이렇게 같이 이야기하고 작품들을 완성해가는 게 정말 좋아요. 학생들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2년 전에도 진행을 하다가, 사정상 계속하지는 못했지만 이번에 제반을 튼튼하게 쌓아서 공예 아카데미를 설립을 다시 진행하고 싶어요. 외국에는 대학교에 버금가는 다양한 공예 아카데미가 있어요. 그런데 아직 한국에는 공예에 관한 저마다 인식의 차이도 있다 보니, 시설들이 부족하기도 해서 다시 준비해보고 싶어요. 해외에서는 강사들도 금속공예와 같이 제품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생산해서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팔기도 해요. 아카데미 안에 작은 회사처럼요. 저도 공예 아카데미를 설립한다면 이렇게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좀 더 실질적인 금속공예가를 양성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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