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숨고 Soomgo Nov 05. 2018

상가를 예술의 공간으로, 인테리어 신현철 고수를 만나다

[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백열네 번째 사람




저에게 인테리어는 직업이라기 보다
순수예술이 되어가고 있어요.








숨고가 만난 백열네 번째 사람

올드앤틱 대표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 신현철
혹은
숨고 상업공간 인테리어 고수, 신현철







안녕하세요 신현철 고수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드앤틱 대표로 있는 신현철입니다. 삐딱한 관점으로 사물을 살피고, 다양한 공간을 시대적 흐름과 문화에 버무려 완성되는 과정을 인테리어 업을 통해 즐기고 만끽하고 있는 디자이너에요.

어느덧 20년간의 수많은 현장을 겪어오면서, 저에게 인테리어는 직업이라기보다 순수예술로 변해가는 과정일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계기로 인테리어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화학 공부를 시작해 충주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화학을 공부했어요. 화학 공부만 7년 반을 했었죠. 학업에 열중하던 대학시절 공사현장을 지나던 중 유리창에 붙어있던 공사현장 아르바이트 전단지를 보게 됐어요.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사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전공과 전혀 관련이 없던 인테리어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죠. 

공사 현장 일은 대학생이 하기에는 고된 일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만든 공사현장이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드나들며 문화를 즐기는 공간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이후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는 인테리어를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공사현장의 밑바닥부터 시작하며 경험을 쌓아나갔죠.


제가 만든 공사현장이 문화의 공간으로 되어가는 걸 보면서 인테리어의 매력을 느꼈죠.



고수님께서는 인테리어 업자가 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나요?


저는 공사현장에서 시작을 하면서 오로지 경험과 감각을 키웠어요. 학업으로 습득하지 못한 지식들은 오랜 구력을 가진 분야별 소장님들과 반장님들에게 배워나갈 수 있었어요. 저는 현장 경험뿐만이 아니라 디자이너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인테리어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을 만나면서 지식을 공유했죠. 제가 가진 현장 경험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학생들에게는 학업을 통해 배운 지식을 얻을 수 있었어요.



'삼청동 재즈스토리'라는 카페는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특색 있는 인테리어를 가졌었어요.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인테리어 업을 이어오던 중 사진작가 경력이 있던 고객분이 저에게 카페 인테리어를 해줄 수 있냐고 요청을 했었어요. 작가님은 독특한 인테리어를 원하셨죠. 저는 시설이나 설비를 제외하고 벽, 바닥, 천정, 세면대, 소변기 등을 버려진 것으로 마감을 하면 어떠냐고 제안을 했었어요. 황당할 수 있었던 제안을 작가님은 승낙을 해주셨고 두 달 동안 전국의 고물상과 쓰레기 매립지를 오가며 부품들을 모았죠. 자전거, 드럼통, 의자, 깡통, 철대문, 유리, 자동차 부분 부품 등으로 인테리어를 했었죠. 다른 인테리어에 비해 시간과 노력을 상당히 많이 했었죠.



하지만, 처음 카페가 문을 열었을 때 욕을 많이 먹었어요. 지금이야 인더스트리얼(산업화 디자인)이라며 유행을 하고 있던 방식이었지만 당시엔 너무 앞서갔었던 거죠. 처음 8개월 정도는 장사가 거의 되지 않았어요. 이후에 인디밴드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을 하고 있던 가수들을 초청하면서 점차 손님이 늘어났어요. 그러면서 찾아오시던 손님들이 인테리어와 카페 분위기에 매력을 느끼며 삼청동의 명소가 되었죠.



신현철 고수님이 1999년에 작업한 삼청동 '재즈 스토리' 카페


'재즈 스토리' 말고도 고수님은 특색 있는 인테리어를 많이 만드셨어요. 
인테리어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이 있으신가요?


돈에 맞춰 공사를 착수하고 마진을 남기는 인테리어를 하지 않아요. 저는 상업공간의 인테리어를 작품으로 생각하고 임하고 있어요. 마진보단 마감을 최우선으로 하고자 합니다. 사실, 인테리어를 요청하시는 분들은 비용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하세요. 하지만, 저는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라 '지불하셔야 하는 비용'을 정확하게 말합니다. 적게 부르지도 비용을 부풀리지도 않는 거죠. 그래서 영업을 못한다는 소리를 종종 듣곤 합니다. 아무렴 어때요. 저는 원래 이렇습니다.(웃음)


저는 장사꾼이 되질 못해요. 마진보단 마감을 최우선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어요.


VIN114 와인 bar 청담




청담동 Master GYM Fitness


인테리어에 대한 영감은 어디에서 많이 받으시나요?


그림과 영상을 많이 봐요. 서점에 가서 그림과 사진에 관련된 책을 많이 보거나 동남아 여행을 자주 가면서 고풍스럽지 않은 매력의 건물들을 보고 사진을 찍어요. 영상도 많이 찾아보는 편이에요. 

뮤직비디오는 평면예술이기 때문에 영상 안에 미술적 장치가 많아요. 같은 영상을 수십 번 돌려보면서 영상 안에 있는 예술적 요소를 캐치해내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여진 그림과 영상들이 현장을 접할 때면 무의식적으로 끌어 올라요. 그러한 예술적 영감의 조각을 모으고 공간에 맞는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고수님께서는 인테리어를 하시면서 어떠한 재미와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나요?


저에게 인테리어를 맡기신 클라이언트의 칭찬, 그리고 그곳을 찾는 고객들의 찬사를 받을 때 매우 흡족한 성취감을 느껴요. 특히 저에게 인테리어 업자가 아니라 예술 하는 사람 같다고 하실 때 가장 힘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고수님의 목표와 꿈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생업으로 해왔던 인테리어적 재능과 감각 그리고 사진을 통해 바라본 세상을 설치미술이라는 장르로 표현하고 미술관을 세우고 기부하는 게 꿈입니다. 미래에 제 딸아이가 제 무덤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저와 제 부인의 이름으로 전시되어 있는 작품을 찾아와서 기억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숨고에는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시작을 먼저 경험한
고수가 있습니다.






숨고 상업공간 인테리어 알아보기 Click!






▼  상업공간 인테리어 신현철 고수님 만나기 ▼




▼  상업공간 인테리어 관련 콘텐츠 ▼












매거진의 이전글 숨고 인터뷰) 첼로 레슨 정수연 고수를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