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특히 엄마는 용돈을 많이(?) 받는 걸 원하셔서 용돈으로 많이 드리려노력 중이다.
용돈 외에 식사대접이나 여행비용을 충당하기도 한다.
친구 생일에는 필요한 게 있거나 갖고 싶은 게 있는지 직접 물어본다.혼자 독립해서 살고있는 친한 동생이 생일이었고 프라이팬이 필요하다고 해서 얼마 전 프라이팬 2개를 사주었다.
6년차 우리 부부는 그동안 생일 선물 나눈 기억이 없다. 필요한게 있으면 미리 이야기 해 생활비 카드로 알아서 구매한다. 얼마 전 유럽 여행에서 조카들 선물을 사 왔는데 사진을 찍어 전송해 갖고싶은지를 다 확인하고 사 왔다. 서프라이즈 뭐 그런게 없다.
이렇듯지인에게 현금을 건네거나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정말로 갖고 싶은 게 맞는지 확인 후 그에 맞게 선물을 준비한다.
친한 친구 두 명이 엄마가 되었다. 베이비 샤워를 할 때에도 현금, 아이를 출산하고도 나는 현금을 준비했다.
아직 아기가 없어서 뭘 사야 할지도 모르겠고 인기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물어보니 이미 구비가 되어있어 선물을 하고 싶다가도 돌고 돌아 결국 현금을 건넸다.
다음 달에는 대학 동아리 모임이 있다. M과 S는 모두 아기 엄마이다. S가 다음 달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고 M은 베이비 샤워를 간단하게 준비하자고 제안했다.M의 뜻에 따라 그러자고 했고 나는 뭐가 필요한지 잘 모르니 M이 준비해 보겠다고 했다.
이틀 뒤 M은 태명 자수 배냇저고리, 아기 편히 입히는 옷과 베이비샤워 파티용품, 레터링 케이크 등을 구매한다고 했다. 선물의 품목들을 보며 M은 어쩜 이렇게도 감동적인 선물을 잘 준비할까?태명 자수 배냇저고리와 레터링 케잌이라니?!내 베이비 샤워도 아닌데 괜히 감동이 되었다.
M은 두 살이나 동생이다.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제일 부럽고 존경하는 점은 작은 물건 하나에도 상대방을 생각해서 마음을 가득 담아 전달하는 데 있었다. 몇 년 전 나의 생일에 천안에 사는 M은서울까지 와서 직접 쓴 손편지와 실내화와 잠옷세트를 선물해 주고 갔다. 그간 잊지 못할 생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리고 동기모임 첫 베이비 샤워였던 S의 베이비 샤워에서 M은 뱃속의 아기를 위한 편지를 직접 읽어주기도 했다.M의 베이비 샤워에서도 S는 뱃속의 아기를 위한 편지를 준비해 읽어주었다. 그 두 번의 베이비샤워 동안 나는 옆에서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다.
아.. 나는 프라이팬이나 보내다니!
그리고 현금만 준비하다니!
친구들 사이에 있으면 그간의 내 선물들이 성의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나의 선물에는 스킬이 부족한 건가, 마음이 부족한 건가?
억울한 마음이 들어 조금 해명을 하자면, 내 마음에 드는 선물이 아닌 상대방이 정말로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꼭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주고 싶은 게 아니라 상대방이 받고 싶은 것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 나도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 만큼은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