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라 적고 감정이라 읽는다
인간적 품위를 잃지 않기 위해 감정교육은 필수적이다. 엄밀히 말하면 감정은 타고나는 본능이 아니다. 그것은 상황과 맥락 속에서 학습되고 발달하는 능력이다. 상황에 맞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본능적 충동과 인간적 반응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닌 감정을 다룰 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풍부한 감정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더 입체적으로 기억한다. 기억과 감정은 분리되지 않으며 기억이 없다면 감정도 없다. 기억이라 적고 감정이라 읽는다. 기억을 떠올릴 때 감정은 재생되고, 감정을 느낄 때 기억이 활성화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감정적인 것과 감성적인 것의 구분을 뒤로한 채, 감정을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SNS의 ‘좋아요’로 환원된 감정,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감동적인 콘텐츠’들 속에서 우리의 진짜 감정은 갈수록 피상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으로 대체되어 간다. 우리는 점점 감정을 상실해가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때때로 기억하고 싶은 경험에는 감정을 기록한다. 감정으로 새겨진 기억(emotional memory)들을 내가 많이 소유할 때 나의 삶은 더욱 고양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