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새해를 맞고 1월 초에 예정되어 있던 아부다비로 이사를 완료했다.
추웠던 런던과 달리 따뜻하고 선선한 이곳에 오니 산뜻한 기분마저 들었다.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된 나의 구직 시도도 잘 흘러가는 것 같더니 또 기나긴 인내를 하게 한다.
나는 또 이로 인한 우울감이 생겼고 그러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첫 달이 지나고 두 달째가 되니 매일이 너무나 평화롭고 조용해서 도시의 무료함까지 느끼던 찰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주말부터 시작된 미사일 요격 소리. 펑펑 터지는 소리가 들리고 창문밖을 보면 하늘에 연기가 피어있고 그러다 조용해지면 안심했다. 어느 날은 낮에도 들려서 발코니에 나가보니 저 멀리 검은 연기가 심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미군 기지, 항구, 정유시설 등 주요 시설 위주로 공격을 한다더니 검은 연기가 나던 곳도 항구가 맞았다.
그리고는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집 앞 몰에 나가 장을 보고, 어? 오늘은 조용하네, 이제 괜찮은 건가 라는 생각이 들 때면 다시 밤마다 찾아오는 펑펑 터지는 소리, 전투기 날아다니는 소리. 새벽 두 시 반에 화들짝 놀라 자다 깬 순간이 잊히질 않는다.
살다 살다 내가 말로만 듣던 전쟁 위기 속에 살고 있다니. 각국에서 불쌍하게 죽어나간 사람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면서 참 마음이 미안하고 이상했다.
이렇게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세상이 전쟁인데, 나는 그 와중에 이력서를 고치고 열심히 구직 활동을 하고 있고 먹고살 궁리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미사일 요격소리를 들어도 재난문자를 받아도 그 순간이 지나면 또 살던 현생을 열심히 산다는 것, 별수 없이 살아내야 하는 것도 정말 참 아이러니다.
P.S 현재 나와 같이 미사일 요격 소리를 들으며 두려운 일상을 살고 쏟아져 나오는 출처 없는 별별 기삿거리 때문에 머리가 더 아픈 걸프 국가의 교민들, 모두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