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 안의 우울과 싸운다.
5회에 걸친 NHS 심리 치료를 마치고 건물을 나서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쌀쌀해졌지만 청량한 런던 하늘, 이곳 생활에 몸은 적응해 온 지 7개월이지만 마음은 항상 불편했나 보다.
5주 동안 주 1회 한 번씩 선생님과 만나 한 주 어떻게 지냈는지,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개선을 위한 학습활동을 따라 해 봤는지, 어떤 점이 좋았고 힘들었는지 등등에 대해 30-40분 정도 얘기하는 시간이었다. 그렇다. 중증의 환자들처럼 약을 먹어야 하거나 집중 심리 치료를 받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는 앳돼 보이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나의 상황에 대한 최대한의 공감과 이해심을 보여주었다. 매주 제출해야 하는 내 상태 체크리스트가 점점 나아졌다. 처음 나를 만났을 때와 뒤로 가면 갈수록 나를 만날 때마다 밝은 에너지가 생겼다고 했다.
실제로도 내가 인생을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는지, 일을 하지 않는 기간 동안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나를 힘들게 하는 요소는 무엇이고 그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행동, 생각 그리고 반대로 도움이 되는 것들은 무엇인지 등 나를 돌아보게 하는 그런 학습활동이었다.
심한 무기력함이 나를 누르고 있었을 때 지금처럼 글을 써보거나 블로깅을 해보거나 하는 것도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았을 때, 계획을 세우고 일단 5분이라도 시작을 해보라고 조언을 받았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5분이 간절히 필요했나 보다.
PMS 전 호르몬 탓인지 잠깐 잠잠했던 우울이 도진건지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 다음 날, 오늘 아침부터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는다.
세상 사람 다 일하고 바쁘게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아닌 것 같다. 나에 대한 의심이 생기고 피해의식이 생긴다. 진짜 멍청한 생각이지 않을까 싶지만 지금 내 정신 상태가 그렇다.
연말 홀리데이차 지금 나는 남편과 함께 브뤼셀, 시댁에 와있고 분명 어제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그렇지가 않다. 잠시 집을 떠나 혼자 있고 싶었고 집을 나서자마자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근처 카페를 찾아 걸어오는 동안 불어를 못하는 동양인이라 또 불친절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했다. 바보 같은 생각이 무색하게 너무나 상냥하게 인사해 주고 영어로 오더를 받아주는 카페에 오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희한한 마음이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