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유 해브 어 잡(job)?

비수 또는 행복.

by 엠제이수

일개미 시절에는 항상 바라왔을 것이다.

백수의 하루를.


출퇴근을 했던 시절이 까마득해졌다.

코로나 이후 나는 운이 좋게 풀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인간의 몸은 어려운 곳에서도 쉬운 곳에서도 참 적응을 잘한다는 것도 배웠다.


재택만 하니 일 년에 몇 번 회사에 나가는 일도 귀찮아졌다. 그러다 무기력함인지 우울감인지 내게 없던 증상들이 생길 뻔도 했다.


역시 인간은 햇빛을 적당히 받고

사람들을 만나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평범하지만 새삼 중요한 것임을 깨닫는다.


재택으로 인해 마음이 병들고 나니 언젠가부터는 한 달에 한번 회사에 나오라고 하면 귀찮았지만 내심 설레었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떠들고 일하고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고 하루가 빨리도 간다.


설렜던 마음도 잠시, 또 퇴근할 때가 되면 드는 생각.

내일부터 다시 재택이라 다행이다!


지긋했던 시절이 아주 가깝고도 멀게 느껴진다. 찬란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그만둔 7년 직장 생활이 오늘 처음으로 그리운가 싶다. 아니, 따박따박 들어오던 월급이 없어지니 내 삶에 뭔가 큰 게 빠진 것 같다.


온라인으로 가입이라도 할라치면 예전엔 귀찮기만 했던 질문이 이제는 내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힌다.


“두 유 해브 어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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