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으로 읽는 서평 시리즈1-독 짓는 늙은이
우리 아버지는 장인이었어. 그런데 어머니가 집을 나간 후, 얼마 못 가서 시름시름 앓더라. 아버지는 자신을 돌볼 여력도 없는지, 나를 곁에서 떼어냈어. 앵두나뭇집 할머니 손에 끌려서 집을 떠났어. 아마 아버지는 엄마 없이 크는 게 싫고 당신은 늙어서 편히 살라고 양자로 보냈겠지. 그런데 난 아버지와 그렇게 헤어진 후에 날마다 두 분을 생각했지. ‘아, 엄마는 언제쯤 날 찾으러 올까? 하고 생각하면 눈물이 났어. 혼자 떠나버린 엄마가 너무 미웠고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이라도 돌아오기만 한다면 엄마한테 안아달라고 할 거야.
아버지와 헤어진 후에 다시 집에 간 적 있는데, 아버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어. 대체 아버지는 아프다면서 어디에 갔는지 모르겠어. 나는 왜 혼자 두고 가 버린 거야?
돌이켜 보니, 우리 집에는 늘 거지 아저씨들이 있었어. 거지 아저씨들은 추운 겨울에는 늘 우리 아버지 가마 근처로 모여서 지냈어. 아버지는 그 아저씨들이 추위를 피하도록 도왔지.
아. 우리 아버지는 날마다 독을 만들어서 가마에 굽는 일을 하셨어. 원래 조수가 한 명 더 있었는데 어느 순간 보이지 않더라. 어디로 간 걸까? 그렇게 우리 집 생활은 아버지가 만든 독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는데, 늘 독 만들기에 성공한 건 아니었지. 그러다 보니 늘 생활이 어려웠어. 아버지가 쉬지 않고 만들어도 날씨도 좀 도와줘야 제대로 된 독을 완성할 수 있고 그건 여간 힘들지 않았어. 자연은 어찌할 수 없었어.
아버지가 사라진 뒤로는 가마 안팎에 보이는 건 거지 아저씨들뿐이었어. 마을 사람들도 아버지 행방을 모른다고 하더라. 거지 아저씨들도 아버지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빨리 집에 가라고 성화였어. 그렇게 난 아버지와 헤어지고 한 번도 보지 못한 채 양자로 간 집에서 성장했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서 가정을 꾸렸어. 비교적 행복하게 살아왔어.
지금 어디인가 살아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평생 독만 짓다가 고생한 우리 아버지! 너무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가 여전히 어딘가에 살아계신다면 좋겠어요.
지금도 가마에서 그 뜨거운 열기를 견뎌내며 독을 짓던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 생생해. 가마에서 구운 아버지의 독은 그의 생명이었는데 더는 볼 수 없어서 마음 한편이 시리다.
이 글은 황순원 선생님의 <독 짓는 늙은이>를 아들 시점으로 재구성하여 썼습니다.
본래 낮 정오에 발행되도록 설정했는데 제 실수로 자정에 발행되었어요. 실수 덕분에 더 빨리 인사를 드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